대형주 마저 '셀온' 역풍…호실적에도 주가 되레 하락

  • 실적 발표 전 기대감에 크게 올라

  • 공시 이후 차익실현 매물 쏟아져

  • 韓증시 특유 패턴에 투자자 실망

  • 일부 전문가 "저가 매수 기회" 조언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최근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조(兆) 단위인 대형주들이 '셀온(Sell-on) 현상'을 겪으며 투자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에도 주가가 되레 하락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증시를 떠나야 한다는 회의적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리콘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0%(1050원) 내린 3만7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실리콘투는 지난 12일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발표 당일 4.81% 하락한 데 이어 13일에는 4.19% 밀렸다.
 
실리콘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456억원, 영업이익 4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8%, 62.2% 증가한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매출 1941억원, 영업이익 387억원)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였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한국 증시 특유의 '셀온' 패턴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발표 전 기대감으로 미리 오른 주가가 실적 발표 시점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하는 전형적인 흐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실리콘투는 실적 발표 전 10거래일 동안 34.33%나 상승해 단기 급등세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실리콘투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가총액 4조원을 웃도는 클래시스도 이달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다음 날 주가는 8.78% 급락했다. 금호석유화학도 마찬가지로 호실적 발표 직후 10.04% 하락했다.
 
이들 종목 모두 실적 발표 전 단기간에 상승세를 탔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적 발표 전 10거래일간 클래시스는 12.96%, 금호석유화학은 9.24% 급등해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전문가들은 셀온 현상이 정보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분석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1분기에도 상장사 실적 발표가 다가오면서 증권사 연구원들 사이에 주가가 이미 선반영됐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셀온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의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증시 정상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향후 시장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셀온 현상과 같은 왜곡된 시장 흐름이 완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셀온 현상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실리콘투는 뉴스에 매도하는 셀온 흐름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오히려 매수로 대응하길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지역 매출이 160억원대로 전년 대비 약 4배, 영국은 82억원으로 약 4배 증가했고, 기타 국가에서도 13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며 "K-뷰티의 전방위적 글로벌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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