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병' 부인하던 러, 국영방송서 북한과 우호관계 선전

  • 전문가 "北을 러시아의 '전쟁 형제들'로 묘사하려는 캠페인"

러시아의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참가한 북한군 사진타스연합뉴스
러시아의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참가한 북한군. [사진=타스·연합뉴스]

북한군의 파병 사실을 수개월 동안 부인하던 러시아가 북한군의 군사 활동 영상을 주요 매체에 공개하는 등 북한과의 우호 관계를 선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국영 방송 뉴스 프로그램에서 북한군 5명이 러시아의 한 훈련장에서 밝은 미소를 띠며 러시아 노래 '카추샤'를 번역해 부르는 모습이 방영됐다.
 
해당 방송에 출연한 러시아 군인은 "북한군은 체력이 우수하고 러시아어를 빨리 배우며 뛰어난 저격 실력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은 우리에게는 형제와 같다"며 "'전진'같은 한국어도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은 북한군을 위해 식단에 간장과 고춧가루, 두부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터뷰에 나선 북한군은 휴대전화로 러시아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 관영 로시스카야 가제타도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각각 러시아 국기와 소련 깃발을 흔드는 모습을 방영했고, 타스통신은 북한군이 소총과 유탄 발사기를 들고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북한 매체도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 대사가 쿠르스크에 북한군 기념탑 건설 계획을 알렸다"며 "마을 명칭도 북한군 파병 기념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군인들이 숙련되고 용감하다고 묘사한 영상들이 대부분 연출된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 교수는 WSJ에 "이는 북한 사람들을 군사적 지원이 흔들리지 않을 러시아의 '전쟁 형제들'로 묘사하려는 계산된 캠페인"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파병 사실을 밝히는 것은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줄 든든한 동맹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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