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접 회담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전제 조건으로 30일간의 조건 없는 휴전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마침내 전쟁 종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전 세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긍정적인 변화”라면서도 “진정한 종식의 첫 단계는 휴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가 12일부터 완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는 휴전을 이행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 하루라도 살상이 계속된다면 어떤 협상도 무의미하다”며 “우크라이나는 즉시 휴전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직접 대화 자체는 환영하지만,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즉각적인 휴전’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회담 제안에 대해 명확한 수용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이 대러 제재를 예고하며 30일간의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하자, 이날 갑작스럽게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협상을 제안했다. 그는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열자고 제안하며, 이를 2022년 이스탄불에서 진행됐던 평화협상의 ‘재개’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제안에 대해 유럽 내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파리로 귀국하는 길에 “그의 제안은 첫 번째 움직임이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것은 답변을 회피하는 방식”이라며 “그가 협상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은 보이지만, 여전히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72시간 ‘전승절 휴전’을 종료한 직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는 자폭 드론 ‘샤헤드’ 108대를 포함한 다양한 드론으로 공격을 감행했으며, 이 중 60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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