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핵심 반도체 기술 빼돌린 前 연구원 구속기소…'중국 CXMT 이직' 29억원 수령

[사진=유대길 기자]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기술을 중국 업체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직 연구원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안동건)는 2일 전 삼성전자 연구원 전모씨(55)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D램 공정 기술을 부정 취득·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삼성전자가 약 1조6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D램 핵심 공정을 무단으로 반출하고, 중국 CXMT(ChangXin Memory Technologies)로 이직해 기술 이전을 시도했다. 전씨는 삼성전자 부장 출신 김모씨와 함께 CXMT의 D램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핵심 인력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기술 유출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수사에 대비해 ‘♡♡♡♡’와 같은 암호를 단체 대화방에 남기기로 미리 정하거나, 외관상 전혀 다른 업종의 허위 회사를 만들어 위장 이직하는 방식으로 실제 근무지를 감췄다. 검찰은 이들이 만든 허위 법인이 외견상 다른 업종에 속해 있었으며, 실제로는 CXMT에서 반도체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CXMT는 중국 지방정부가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중국 최초의 D램 반도체 기업이다. 전씨는 이 회사로부터 계약 인센티브 3억원, 스톡옵션 3억원 등 총 6년간 29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 범행한 김씨는 이미 지난해 1월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삼성전자 내부 자료를 유출한 공범을 인터폴을 통해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사건 유출로 인해 삼성전자의 2023년 추정 매출 손실만 수조원에 이르며, 향후 수십조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핵심 기술 유출은 기업 경쟁력과 국가 경제에 중대한 위협인 만큼, 관련 범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