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가뭄과 베트남 농가의 원두 판매 보류 등 여파에 세계 원두 가격이 47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세계 원두 생산 1, 2위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시장에서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20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1977년 이후 47년래 최고치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약 70% 올랐다. 또한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로부스타 커피 선물 가격도 2025년 1월 기준 톤당 5547달러(약 773만원)까지 올라 지난 8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5580달러에 근접했다.
이같은 커피 가격 상승은 우선 올해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으로 내년 원두 수확 우려가 높아진 부분이 크다. 미국 농무부(USDA)는 최근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2024~2025년 커피 생산량 전망을 이전 예측보다 350만 포대(1포대: 60kg) 감소한 664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베트남 원두 주산지인 중부 고원 농가들이 최근 가격 상승 영향에 원두 판매를 보류하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베트남 닥농(Dak Nong)성 농민 응우옌반따오(Nguyen Van Tao) 씨는 커피 가격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계속 오를 때까지 판매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몇 가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커피를 대리점에 맡기지 않고 개인 창고에 보관하는 베트남 중부 고원 전역에 걸쳐 널리 발생하고 있다.
베트남 커피코코아협회(VICOFA) 응우옌남하이(Nguyen Nam Hai) 회장은 베트남의 커피 원두 가격이 킬로당 12만5000동(약 6800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많은 농민들이 여전히 원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두 가격 상승은 베트남의 수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세계 2위 원두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로부스타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은 11월 기준 올해 총 117만톤의 커피를 수출해 약 47억 달러(약 6조5000억원)의 수입을 올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새로운 작물 수확이 시작되는 연말에 수출량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 회장은 기상 조건과 글로벌 시장 변동의 영향으로 인해 향후 가격 추세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다만 베트남 원두 농가들이 계속해서 상품을 내놓지 않는 것은 수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면서도 커피 시장 및 공급망 관리에 큰 어려움을 안겨준다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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