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에 중점을 둔 북미 연구소 2곳을 통합하고 전직 애플 임원을 영입해 그곳의 운영을 맡길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관계자들을 인용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캐나다 토론토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연구소를 통합해 '북미 AI센터'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구 부문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연구소를 통합하는 '중앙 집중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된 연구소는 애플 임원 출신인 무라트 아크바칵이 이끌 예정이다. 그는 애플 재직 당시 음성비서 '시리'의 사업모델과 실행 전략을 짜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이전에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도 '음성 비서'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은 공교롭게도 애플이 10일 개막한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AI 관련 혁신 소식을 대거 발표한 것과 시기를 맞춰 삼성 내에서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애플 측은 해당 소식에 논평을 거부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세계 최대 기술 기업들이 AI 분야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과 애플 같은 기기 제조업체는 기술을 더 자주 업그레이드 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자체 기술' 여부에 있어 두 회사는 차이를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애플은 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AI 전략을 공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기능은 내부 기술로 설계됐다. 반면 삼성이 탑재한 AI 기술은 대부분 구글의 제미나이를 활용한다고 매체는 짚었다.
또한 양사는 AI 기술에 대한 접근법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IT전문매체 씨넷은 애플 인텔리전스와 갤럭시 AI는 사진 편집, 교정, 텍스트와 메모 작성에 있어 유사점이 있으나 접근 방식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AI를 앱끼리의 '연결성'을 중점적으로 보는 반면, 삼성은 AI를 언어 번역 등 특정 개별 작업에 적용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매체는 짚었다.
한편, 삼성전자 미국법인인 '삼성모바일US'는 10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애플'이라는 이름이 추가된다고 해서 새롭거나 획기적인 것은 없다. AI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애플 인텔리전스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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