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우의 꿈꾸는 개미] 테마주 투자전략 "느슨해진 내 계좌에 긴장감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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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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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테마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 모멘텀 여부 따라 수익률 '극과 극'… 모호한 투자기준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야흐로 재테크의 시대. 자본시장 속 투자자들은 본인만의 철학을 가지고 투자에 뛰어든다. 때로는 손실로 인한 좌절을 맛보기도 하지만 언젠가 투자의 결실을 맺으리라는 달콤한 꿈을 꾼다. 이에 본지는 금융투자업계와 관련된 각종 투자와 관련한 방법, 전략, 트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주식투자전략은 매우 다양하다. 테마를 활용한 방법도 그중 하나다. 테마주는 어떠한 주제로 묶여 동시에 주가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는 종목군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총선거 등 선거철이 돌아오면 아무개 후보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일부 기업들이 정치 테마주로, 정부 정책에 따라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는 정부정책 테마로 묶여 급등락을 보인다. 가장 최근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테마가 형성됐고, 전 정권에서 밀어붙였던 수소정책에 따른 수소테마도 주요 정책테마 중 하나로 꼽힌다.
 
업황에 따라 수혜를 받는 테마주의 경우 작년에 반짝했던 이차전지, 올해 힘을 받고 있는 반도체 등이 대표적인 테마주로 꼽힌다. 또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목받다가 상장한 기업들도 신규상장 테마로 묶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테마라는 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로 볼 수 있다”며 “기반이 탄탄한 기업이 모멘텀까지 더해져 주가가 상승하는 건 괜찮지만 아무런 관계 없는 기업이 엉뚱하게 테마에 묶이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해관계자가 아니면 테마에 묶이는 게 적합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각종 매체에 나오는 이야기에 의존하다 보니 투자전략 기준 자체가 모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투자 힘들면 ETF도 대안

이 같은 테마주 투자전략을 개별종목으로 접근해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단, 테마가 주목받는 지속기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고, 개인투자자의 경우 이슈에 따라 실시간 대응이 어렵다는 단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요 테마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한다. 테마형 ETF는 특정 산업군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한류 콘텐츠 영향에 힘입어 K-팝 산업에 투자하거나 금 채굴, 글로벌 기후, 비만·당뇨 치료제 등을 테마로 삼은 ETF도 출시되고 있다.
 
다만 테마가 ETF로 만들어질 때까지 3~6개월 정도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뒷북 상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품 아이디어 제시나 논의 자체는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개발 과정과 자체 심사·당국 심사 등 상품이 나오기까지의 절차가 복잡하다”며 “졸속으로 내놓는 게 더 큰 문제가 될 소지가 높기 때문에 최대한 문제 없이 장기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테마주 수익률 천차만별

테마주의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증시분석 매체 인포스탁이 집계한 테마별 등락률을 살펴보면 작년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인공지능(AI) 챗봇(챗GPT 등) 테마가 14.25%의 누적수익률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밥솥 13.93%, 홈쇼핑 10.85%, 보안주 10.14%, 은행 9.02%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은행에 이어 생명보험 테마도 8.87%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는데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따른 저PBR 종목에 포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면역항암제 -19.92% △2차전지 -17.22% △리튬 -15.73% △마이코플라스마폐렴 -15.18% △코로나19(치료제·백신 개발 등) -14.42% 등의 테마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치료제, 백신 등 제약바이오 시장의 모멘텀이 사라진 탓으로 해석된다. 2차전지와 리튬의 경우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하방압력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2월에는 △뉴로모픽반도체 32.24% △2024 상반기 신규상장 30.14% △초전도체 25.26% △리튬 20.47% △HBM(고대역폭메모리) 19.83% 등의 테마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관련 테마가 힘을 받은 가운데 전월 역성장했던 리튬 테마의 경우 리튬 가격 급등에 따른 기대감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 3월에는 △유리기판 25.95% △전선 20.34% △3D낸드 17.37% △줄기세포 15.87% △2024 상반기 신규상장 14.53% 등이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다. 유리기판은 칩과 전자기기 사이 연결을 최적화하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에 비해 미세하게 회로를 새기면서 무게를 줄일 수 있으며 열에 강하고 대면적화와 고성능칩 결합에 유리하다. 유리기판 개발·생산 기업들이 모인 테마는 반도체 모멘텀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2024 상반기 신규상장의 경우 올초부터 IPO 시장에 대어급이 일부 나오면서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전선 49.68% △전력설비 24.25% △유리기판 20.84% △조선 12.09%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10.65%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한동안 주식시장에서 조정받았던 조선 테마가 상승한 게 눈에 띈다. 고환율, 고유가, 고금리 등 삼중고가 국내 증시를 압박한 가운데 조선업이 투자피난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고환율 수혜가 크고, 신규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점도 테마 상승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로봇(산업용·협동로봇 등) -10.11% △온디바이스 AI -9.75% △리튬 -9.16% △마이코플라스마폐렴 -8.70% △전기자전거 -8.57% 등의 테마는 약세를 나타냈다. 가장 하락세를 보인 로봇의 경우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감소세를 나타냈고, 회복세를 나타냈던 리튬은 가격압박으로 변동성이 높아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마주의 생명력은 대중의 관심”이라면서 “일시적 유행에 편승한 단타매매로 일정 수익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합리적인 투자 관점에서 추천하는 투자전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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