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기의 핀스토리] 인재 키우고, 공부하고…금융권 "女心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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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4-03-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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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경제력 확대…"남성과 금융 니즈 차이 있다"

  • 리더 육성하거나 소비 유형 분석하는 데 '구슬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확대되면서 금융권도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이 심화하고 있다. 여성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해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여심(女心)이 반영되도록 하거나 여성들의 생활양식, 소비 유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권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금융 니즈에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글로벌 금융회사의 여성특화 금융비즈니스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는 남성이 주로 수익률에 초점을 두는 반면 여성은 자산관리자와의 소통·유대감 등을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또 여성들은 남성보다 서비스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서비스 불만족’을 이유로 자산관리회사를 교체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여성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만족도를 강화해 그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한금융, 여성 경영진 육성 통해 ‘여성 중심’ 의사결정 도모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8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열린 ‘2024년 신한 쉬어로즈SHeroes 콘퍼런스’에 참석해 여성 리더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8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열린 ‘2024년 신한 쉬어로즈(SHeroes) 콘퍼런스’에 참석해 여성 리더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금융사들은 여성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키워내기도 한다. 경영진 내 여성 비중이 확대되면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 중심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더해 여성친화적인 기업 이미지도 심을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신한금융은 2018년부터 금융권 최초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SHeroes)’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 쉬어로즈는 그룹 차원의 멘토링, 아카데미 등을 통해 여성 인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여성 경영진을 체계적으로 선발·육성하기 위한 제도다. 이를 통해 여성 인재들의 저변을 넓히고 이들의 역량 강화를 통한 여성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그룹 멘토링 △인문학과 최신 경향 특강 △선배 리더들과 네트워킹 등으로 구성된 신한 쉬어로즈는 부서장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작년까지 6개 기수에 걸쳐 총 280명이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쉬어로즈 프로그램은 조경선 신한DS 대표, 박현주 신한금융 소비자보호파트장을 비롯해 20여명의 임원·본부장을 배출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진행되는 신한 쉬어로즈 7기 프로그램부터 타사의 여성 리더를 강사로 초빙해 포럼을 개최하고 남성 리더, MZ 세대와의 멘토링 시스템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여성을 넘어 다양성을 존중하는 리더를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신한금융은 신한 쉬어로즈 외에도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등 그룹사별로 부서장 이하 여성 대상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여성을 강조하기보다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과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 쉬어로즈 리더들은 단순히 그룹의 여성 임직원을 대표하는 리더가 아니라 그룹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를 확대해 나갈 책임 있는 인재”라며 “시대 변화를 선도하는 여성 리더를 육성해 이들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손보, ‘여성보험 명가’ 선언…실적 향상으로 이어져
한화손해보험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가 발표한 ‘2030 여성 트렌드’ 보고서 표지 사진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가 발표한 ‘2030 여성 트렌드’ 보고서 표지 [사진=한화손해보험]
여성 소비자들을 연구하기 위한 조직을 따로 설립한 사례도 있다. ‘여성보험 명가(名家)’를 자처하고 나선 한화손해보험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화손보는 작년 6월 여성 생애 주기와 건강을 반영한 보험 상품·서비스 개발을 위해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했다. 펨테크연구소는 한화그룹 금융 5사 공동 브랜드인 라이프플러스를 활용해 ‘라이프 솔루션을 기반으로 고객 삶을 더 잘살게 해주는 금융’이라는 브랜드 지향점을 반영했다.

‘펨테크(Femtech)’는 여성을 의미하는 단어(Female)와 기술을 뜻하는 단어(Technology)를 합친 용어다. 여성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 상품, 서비스 등을 통칭한다.

보험업계에서는 여성이 생리, 임신, 출산, 폐경 등 남성과는 다른 생리현상을 겪으며 유방암, 갑상선암, 난소·자궁암 등 신체적 차이에 따른 고위험 질병군에도 쉽게 노출돼 있다고 본다. 따라서 생애주기(라이프사이클)에 따른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펨테크연구소는 전문적인 여성 연구와 이를 반영한 상품개발, 생활양식 제안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2030 여성 트렌드’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여성의 유행 변화를 연구한 내용을 담았다. 예컨대 20~30대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를 분석한 결과 타인이 인정해주는 외모·능력을 뜻하는 △청순 △사랑스러움 △성실 등 단어는 감소하고 자신만의 기준과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표현하는 △갓생 △진심 등의 단어들이 증가했다.

한화손보는 이와 같은 변화를 분석해 ‘추구미’란 신조어를 정의하기도 했다. 추구미는 ‘추구하다’와 아름다움을 뜻하는 한자 ‘미(美)’의 합성어다.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과거에 대중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면 지금은 본인만의 개성과 가치관을 추구하며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는 게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펨테크연구소 등 여성보험 명가가 되기 위한 노력은 한화손보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29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5.8% 성장했다. 실적 개선을 발판 삼아 5년 만에 주주배당을 재개하기도 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여성보험 등 가치가 높은 상품 위주의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해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작년 누계 장기신계약 매출 641억원, 신계약 CSM 6784억원 당기순이익 2907억원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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