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손들어준 文..."우린 하나인 '명문(明文) 정당'"

이재명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 녹여내 총선 승리 최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지지자에게 손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우리는 하나이며 단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는 하나된 힘으로 온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이라며 손을 들어줬다. 4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커지는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의 파열음에 미리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12시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단독 회담이 30분가량 이어졌고, 이후 당 지도부와 오찬이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 대표를 비롯해 천준호 당대표비서실장, 박성준 대변인, 박찬대·정청래·고민정·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과 양산 현역 의원인 김두관 의원이 함께했다. 

당초 이 대표는 지난달 2일 문 전 대통령에게 새해 인사를 하려 했지만, 방문 직전 부산 일정에서 괴한에게 흉기 피습을 당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를 만나 피습 당시 상처부위를 살펴보면서 "큰일 날 뻔 했다"고 위로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현재 민주당 내 공천 과정에서 친명계와 친문계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친문계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상록갑에 친명계 원외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는 등 친명계 후보들이 친문계 현역이 지키고 있는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 측근이자 경기 분당갑 출마 의사를 밝힌 김지호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이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 의사를 밝혔는데, 김 실장이 "임 전 실장 정도면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같은 곳에 출마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 것이다.

이에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이번 만남이 당내 갈등 봉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총선 승리를 위한 단결·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단결하자"고 했고, 문 전 대통령은 "정부와 여당이 민생을 방치하고 통합을 도외시한다"며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공감했다.

회동을 마치고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 대표는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해서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내 중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당내 계파 갈등은 잠시 사그라들 것 같다"며 "(문 전 대통령의 단결 강조는) 공천 하나 받겠다고 서로를 공격하지 말라는 하나의 시그널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최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민심을 언급하며 이 대표에게 "부울경에도 신경을 써달라"면서 "부울경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기 때문에 해볼 만한 거 아니냐"고 했다. 

또한 선거제 관련해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탈당과 민주당 탈당파의 신당 새로운미래 등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의 '흉기 피습' 상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