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작이야?"
배우들이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대중들은 혹시 "'은퇴작'을 찍냐"는 물음을 내놓는다.
대개 배우들은 자신의 이미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연기를 펼친다. 너무 강렬하거나 찌질한 캐릭터 등을 맡았을 때 자칫 자신들의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안재홍, 이이경, 임시완은 상상을 초월하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시청자들은 이들에게 "연기가 돌아버렸다"는 반응까지 내놓고 있다.
족구왕→응팔→멜로가 체질보다 더하네...은퇴작 '마스크걸'만큼 강렬한 'LTNS' 속 안재홍
또한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는 주오남 역할을 맡아 파격적인 변신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은퇴작'을 찍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마스크걸' 공개 이후 안재홍은 지난달 19일부터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LTNS' 제작발표회에서 "이번에는 은퇴 후 복귀작"이라고 선언했지만, 'LTNS' 속 연기도 강렬하다.
'LTNS'에서 안재홍은 아내 우진(이솜 분)과 부부 관계에 소원해진 사무엘 역을 맡았다. 이들은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해 불륜 커플을 추적하며 짜릿함을 느끼려 노력한다.
특히 안재홍의 19금 대사와 몸짓 등은 가히 충격적이다. 매운맛 발언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만의 코믹 연기가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안재홍의 돋보이는 연기가 가미된 'LTNS'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중 주간 시청 UV 1위를 기록하며 입소문을 탔다.
"tvN이 보호해라"...'내남결' 최악의 남자, '분노 유발자' 이이경
배우 이이경을 방송사 tvN이 보호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만큼 '최악의 남자'로 변신했다.
이이경은 현재 방영 중인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에서 여자친구 강지원(박민영 분)을 놔두고 그녀의 절친 정수민(송하윤 분)과 바람을 피는 최악의 남자 박민환으로 분했다.
앞서 이이경은 코믹 연기의 달인이었다. 고정 출연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등을 통해 활발한 성격을 보여줬던 그이기에, '내남결' 속 살벌한 이이경은 다소 낯설다.
'내남결'에서 이이경의 코믹스럽고 망가지는 연기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이이경의 전작들과 비교하면 차별화됐다. 순식간에 무서워지는 눈빛부터 악랄한 모습까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악역 배우들이 길거리를 걷다 시민들에게 "등짝을 맞았다" 등 사연을 되짚으며, "tvN이 보호하라", "tvN이 책임져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만큼 이이경의 연기가 대단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이경의 변신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내남결'은 지난달 30일 방송된 10회가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평균 10.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이~"...'부산 토박이' 임시완, '소년시대' 속 충청도 사투리도 찰떡
가수 겸 배우 임시완이 찌질 연기를 완벽히 소화했다.
임시완은 지난해 11월 24일 오픈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소년시대'에서 '온양 찌질이' 장병태 역을 맡았다.
장병태는 의식불명이 된 전설의 주먹 '아산 백호' 정경태로 오해받아, 전학간 학교에서 갑작스레 '1짱'이 된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임시완은 자신이 사실은 싸움도 못하는 찌질이임을 들키지 않기 위한 표정 연기부터, 정체를 들키고 다시금 기죽은 찌질이로 돌아온 연기까지 펼쳐 보였다.
특히 부산 토박이로 유명한 임시완의 충청도 사투리가 시청자들의 귀에 맴돌게 했다. 그가 '소년시대' 내내 말한 "이이~"라는 말은 어느덧 유행어가 됐다.
꽃미남 아이돌의 대명사부터 이제는 연기자가 더 어울리는 임시완이 보여준 찌질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러한 임시완의 활약에 지난해 12월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665만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기록하며 2020년 10월 출시 이후 역대 최다 사용자 수를 나타냈다.
이처럼 안재홍, 이이경, 임시완 등 파격 변신을 한 연기자들은, 이를 소화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곁들여야 한다. 그렇기에 더욱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렀고, 화제작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과감한 용기가 동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연기를 완벽히 펼쳐낸 이들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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