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주말 오후, 피곤에 찌든 몸을 낮잠으로 겨우 달래고 꾸역꾸역 일어났다. 저물어가는 햇빛에 이끌려 베란다로 들어서는데 문득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오래된 화분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방치된 화분 속 초록빛 식물은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다. 무관심 속에도 빛과 물을 머금고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생명력은 삶의 생경함 그 자체다. 화분에 대한 이 단상을 AI는 어떻게 그려낼까?
생성형 AI(인공지능)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인간의 고유한 창작활동인 예술의 영역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예술의 영역까지 AI가 침범하는 건 긍정과 부정의 반응이 공존하지만, 찬반 논란을 떠나 AI 기술 개화를 앞둔 현 시점에서는 새로운 창작이 시도되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AI 기술이 예술가의 창의성과 만나 어떻게 작품으로 탄생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힙지로(힙한+을지로)'에 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인텔코리아 등은 이날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중구 '뉴스 뮤지엄 을지로점'에서 '갤럭시 북4 시리즈'의 AI 경험을 강조하는 미디어 아트 전시 '터치 더 리얼(Touch The Real:Galaxy Book, The Art of AI Creation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OLED와 QD-OLED를 매개로 한 AI 융합 미디어아트다. 갤럭시 북4 시리즈는 인텔의 첫 AI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첫 AI 노트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명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갤럭시 북4 시리즈에 탑재된 3K 고해상도, 120Hz 주사율, 120% 컬러볼륨을 갖춘 OLED를 비롯해 TV용 QD-OLED의 정확하면서도 풍부한 색표현력을 선보인다.
인텔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실체가 모호하던 기존 AI기술이 예술가의 창의성을 만나 컬래버레이션 작품으로 재탄생함으로써 AI기술이 예술적 창조의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시사할 것"이라며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아트와 유명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작품, AI의 재해석이 담긴 작품 등을 통해 AI 예술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태재 작가의 '화분에게'다. 'CAN A.I HEIP YOU?' 세션에 마련된 이 작품은 AI가 예술가의 어시스턴트이자 펠로로서 어떤 기여를 하는지 보여준다. 일상 속 존재하는 침대, 책상, 스마트폰, 노트북 등 평범한 사물과 그 사이에 인간과 같이 살아 숨쉬는 식물의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감각을 표현했다.
'비현실과 과거의 기억'(용세라), 'AI와 도파민'(도파민최)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 작가들의 오리지널 작품과 이를 AI가 재해석한 영상과 오브제 등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거대한 AI 미디어 아트도 주목할 만 하다. AI 아티스트 조영각은 자신만의 생성형 AI를 이용한 작품을 갤럭시북4 Pro 360과 삼성의 QD-OLED를 통해 선보였다.
전시장 3층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마련한 체험 공간을 통해 AI와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곳에서는 '플렉스 노트', '플렉스 S', '플렉스 G', '슬라이더블 플렉스 솔로' 등 삼성디스플레이가 미래 기술을 구현한 폴더블 프로토 타입 제품들과 '라운드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혁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작게 휴대했다가 크게 펼쳐보는 폴더블 OLED와 심플한 구조적 특성으로 완성된 라운드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AI시대의 극대화된 디자인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이호중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기획팀장은 "전시회에 활용된 OLED와 QD-OLED는 정교하고 풍부한 색 표현력과 압도적인 명암비, 확장된 밝기 표현력으로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가장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특히 AI가 재현한 가상의 세계나 이미지를 작가의 의도 그대로 전달해 관람객들에게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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