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결산 ②유레카파크 절반이 한국 스타트업…韓·中·美 관람객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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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미국)=강일용 기자
입력 2024-01-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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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 올림픽된 CES

  • 정부·지자체 주도로 355개 업체 뭉쳐

  • 일부선 업체보다 더 튄 지원기관 눈살

사진강일용 기자
많은 한국 스타트업이 정부·지자체 산하 기관 후원으로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가해 통합 부스를 꾸려 관람객을 맞이했다. [사진=강일용 기자]

“한국 사람 정말 많아요. 이렇게 많은 건 처음이에요.” 

CES 2024 둘째 날인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테크 기업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기조연설(키노트)를 듣기 위해 베니션 엑스포행 택시에 탔을 때 운전자가 한 말이다. CES 행사에 대한 한국인 관람객과 미디어의 큰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전 세계 4300개 이상 기업과 13만5000명 넘는 관람객이 몰린 가운데 지난 9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4가 12일 폐막했다. 역대 최대 규모 행사였던 CES 2020에 거의 근접한 수치였으며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상징한다.

최근 CES의 가장 큰 특징은 행사가 사실상 연초에 열리는 국가 대항전(기술 올림픽)이 됐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기술 경쟁은 각국 스타트업이 부스를 차린 베니션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유레카파크에서 한국 스타트업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와 창업진흥원 주도로 ‘코리아(KOREA)’라는 브랜드 아래 한데 뭉쳐 대형 부스를 만들고 미래 기술을 대거 출품·시연했다.

스타트업 대형 부스의 원조는 프랑스다. 프랑스 스타트업들은 2019년 CES 행사에서 프랑스 정부 지원을 받아 통합 부스를 차렸다. ‘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라는 슬로건과 프랑스를 상징하는 수탉 모양 로고 아래 뭉쳐서 관람객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프랑스만큼 한국 스타트업들이 CES 행사에 참여했지만 제각각 흩어져 있어 정확한 참가 규모를 파악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이에 한국 스타트업도 정부·지자체 산하 기관 지원 아래 하나로 뭉쳤다. 올해는 355개 스타트업이 뭉쳐 유레카파크에 부스를 차려 ‘팀 코리아’라는 일체감을 줬다. 유레카파크 절반이 태극기로 물들었다. 한국인뿐 아니라 관람객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국인·중국인 이목도 집중됐다. 유레카파크뿐 아니라 LVCC 노스홀에도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국 스타트업들이 뭉쳐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그룹·LG전자 같은 대기업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가 지원하는 스타트업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과 서울대 등 주요 대학 연구진이 차린 스타트업도 CES 행사장 곳곳에 있었다.

국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받는 프랑스와 선전 부품 기업들을 중심으로 뭉친 중국 스타트업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중국 스타트업은 주로 매출·영업이익에 직결되는 실제 제품·서비스를 출품하며 아시아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선전 지구의 저력을 과시했다.

CES 주요 참가국인 일본과 이스라엘 스타트업도 눈에 띄었다. 일본은 장인 정신을 강조하는 ‘모노즈쿠리(일본 제조업)’ 본고장답게 특정 분야 문제를 깊게 파고드는 하드웨어가 많았다. 이스라엘은 첨단 기술인 반도체와 클라우드 스타트업이 눈에 띄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CES 2024의 금메달은 한국 스타트업들에 수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대기업들이 다 채우지 못한 기술 혁신의 나머지 페이지를 전 세계에 알린 공로다.

다만 일부 부스에선 스타트업 대신 스타트업을 지원한 기관이 주가 되는 모습을 보여 관람객들이 의아해했다. 특정 지자체 기관 후원으로 CES에 참여한 스타트업 직원들이 자사 브랜드·서비스 대신 지원 기관 이름이 박힌 옷을 입고 관람객을 맞이하는 곳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CES 행사에선 참여하는 기업들이 주가 되고 정부 기관은 이들을 지원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이 외국 기업·투자자를 만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 정부·지자체 기관의 역할이며, 많은 스타트업이 기대감을 품고 CES에 참여하는 진짜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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