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중심으로 9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주담대 둔화와 발맞춰 가계대출 증가 폭도 속도를 늦추는 모습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95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5조4000억원) 대비 둔화됐다.
이는 빠르게 늘어나던 주담대 증가 속도가 한 풀 꺾이고 기타대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12월 중 주담대는 5조2000억원 늘어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직전월(5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은 소폭 줄었다. 실제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10월 4만2000호 △11월 3만9000호 △12월 2만5000호를 기록하는 등 매달 감소하고 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향후 은행 가계대출 추이에 대해 "10월부터 주택거래가 위축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기타대출 역시 12월 뿐 아니라 올해 1월과 2월에도 명절 상여금 유입 등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은행 기업대출은 5조9000억원 줄어 12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대기업 대출은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한도 대출 상환 등에 따라 운전자금 중심으로 2조원 감소했고 중소기업 대출도 은행 부실채권 매·상각과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3조9000억원 줄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또한 1조원 감소했다. 윤 차장은 “통상 연말엔 기업들이 차입금을 상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12월에도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동일 패턴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 수신은 지난달 14조1000억원 확대되며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연말 지자체 재정집행 자금 유입, 기업 재무비율 관리목적 자금 및 가계 상여금 유입 등으로 42조3000억원 늘었고 은행채도 2조2000억원 늘었다. 반면 정기예금은 지자체의 재정집행을 위한 자금 인출, 연말 기업 자금수요 등으로 22조8000억원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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