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롬의 하이부동산] 조직개편·임원교체 단행한 건설업계, '가시밭길' 헤쳐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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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4-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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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침체와 악재 잇따른 지난해…올해 PF 위기 심화 우려

  • 조직개편으로 수익성 제고·연임으로 경영안정 집중한 곳도

지난해 4월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건설 현장사진연합뉴스
지난해 4월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건설현장 중대재해 발생, 유동성 위기···. 고금리와 원격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으로 인한 시장침체가 지속된 가운데 지난해 건설사들은 악재가 잇따르는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지난해 말 시공능력평가순위 16위 태영건설마저 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며 부동산 PF 위기 심화로 올해 건설업계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조직개편과 임원교체 등으로 리스크 대응체계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GS건설은 오너 책임경영으로 쇄신…DL이앤씨는 연임 결정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10월 임병용 부회장이 10년 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사장이 자리에 올랐다.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오너일가의 책임경영 의지를 다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17명의 신임 상무를 선임하고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 20여명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 임원인사를 통해 조직 쇄신에 나섰다는 평가다. 

지난달 말 워크아웃 신청 이후 자구안을 내놓으며 채권단 설득 중인 태영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맞자 지난달 윤세영 창업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지난 2019년 아들인 윤석민 회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물러난 지 5년 만이다. 대보건설도 지난해 10월 권오철 건축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10개월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30년간 건설업에 종사한 '현장형 경영자'인 권 대표 선임을 통해 건설업계 위기 극복을 꾀한다는 설명이다. 

변화보다 연임으로 기존 수장에게 경영 안정 책임감을 실어준 곳도 많았다. 오는 3월 중으로 CEO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던 대형건설사 5개사(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SK에코플랜트) 중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말 임원 인사를 통해 대표 연임을 결정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마창민 DL EC 대표이사가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10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의원질의에 답하는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DL이앤씨는 영업이익 악화와 중대재해 이슈가 불거지며 수장 교체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마창민 대표가 일단 자리를 지키게 됐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다 중대재해 발생(7건 발생, 8명 사망)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마 대표는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국정감사에 출석했고,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서 중대재해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다만 마 대표가 겸임하던 주택사업본부장 자리에는 곽수윤 전 DL건설 대표가 앉았다. 곽수윤 본부장은 '주택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또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신규 임원 9명 중 4명을 주택사업본부에 배치하며 주택사업 부문에 힘을 실어주려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마 대표가 회사 전반 리스크 관리와 함께 '마케팅통'으로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라는 조치로 바라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아직 한성희 사장의 연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2020년 1월 취임한 한 사장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최대 수주액 경신에 성공하며 '5연임'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직개편으로 현장경영 확대·도시정비 역량 강화
일부 건설사들은 본사 조직을 축소하고 현장 중심 역량을 강화하거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대우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조직의 기존 3팀 체제를 1팀 체제로 통합하고 각 팀에 배정돼 있던 지사들에 더 무게를 실어줬다. 전사적 차원의 '현장 중심 경영'의 일환으로, 본사보다 현장 쪽에 집중하기 위한 개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조직을 일원화시켜 업무시스템을 간소화, 좀 더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바뀐 것"이라며 "오히려 도시정비 조직 인력이 보충되는 등 규모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신년 조직개편을 통해 주택사업본부 내 디벨로퍼사업실을 수주관리실로 명칭을 변경하고 기존 디벨로퍼사업실 소속 디벨로퍼 4개팀을 민간사업 3개팀과 공공사업팀, 도시개발팀으로 전환했다. 개발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주택사업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변화로 해석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1일부터 도시정비영업팀 내에 사내 전문가들로 구성된 '압구정 재건축 수주 TFT'를 신설하고 지난해 만든 도시정비추진팀도 1팀과 2팀으로 분리했다. 
 
신년사 통해 건설업황 악화 전망…"위기대응 역량 강화 초점"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대우건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대우건설]

각 사 수장들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서도 올해 닥쳐올 위기와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건설산업은 고금리, 고물가로 사업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높은 수준의 원가가 고착화되며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며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회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도 부동산 시장 위축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는 부동산 PF사업 리스크 현실화가 높은 한해로 강건한 현금 흐름이 경영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진오 동부건설 대표이사는 "심각한 불황 속에서 내실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도전정신으로 모두 함께 협력해 위기를 돌파하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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