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칼럼] 대만 총통선거 D-7 ...유권자의 표심은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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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단국대학교 교수, 대만중앙연구원 방문학자
입력 2024-01-0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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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아주일보 논설위원, 단국대학교 교수]



대만 총통 선거(대선)가 오는 13일 실시된다.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정권 탈환을 노리는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 그리고 원내 제3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와 대결하는 이번 선거의 결과에 따라 향후 미·중 관계와 글로벌 정세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르면 대만성(臺灣省)이라 불린다. 그러나 중국인이나 외국인은 모두 ‘대만(Taiwan)’으로 부르고 있다. 양안(중국과 대만)이 1992년 서로 ‘하나의 중국’은 인정하되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하자고 합의한 '92 컨센서스'를 두고 중국의 입장은 줄곧 일관적이지만 대만은 민진당과 국민당이 서로 다른 입장이다. 국민당은 ‘92 컨센서스’를 중시하며 중국과 평화적 교류를 강조하는 반면에 민진당은 ‘92 컨센서스’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지 않기에 이것은 중국의 통일 전략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교류·협력을 통해 안보 위협 감소와 발전을 도모하려는 국민당과 미국과 관계로 대만 안보를 중시하며 국제사회로 나아가려는 민진당의 입장이 서로 대립하는 부분이다. 반면 민중당은 안보 문제보다는 국내 문제에 중점을 두고 청년층을 흡수하여 현실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중당은 그 조직이나 국정 영향력이 민진당이나 국민당보다 약하지만 젊은 유권자가 많이 지지한다. 이는 대만의 청년층이 안보와 발전 문제에 관심도 두지만, 현실 문제에 더 큰 관심을 두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중당은 대면 유세나 정규 방송을 통한 소통보다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동영상이나 쇼트 뉴스로 젊은 층과 직접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민중당 총통 후보 커원저는 모든 SNS에서 다른 당의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것이 민중당의 홍보가 아닌 커원저 개인의 영향력이라는 것은 미래 선거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대만 정서에 근거해 대만 역사를 중국과 분리하며 대만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민진당은 TV 동영상에서 유권자에 감동을 주는 선거 전략을 펼친다. 당의 정통성과 정책을 기초로 중국과 관계 및 교류에 중심을 두는 국민당도 민진당과 민중당 같은 선거 홍보하기는 하지만 기존 전통적 선거운동의 관성이 남아 있다. 연령별로 보면 노년층은 국민당, 중장년층은 민진당 그리고 청년층은 민중당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개인 출생과 성장 배경에 따라 국민당과 민진당으로 나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만에서 태어나 자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청년층은 민중당에 더 관심을 보인다.

대만 중앙통신사 기자 양치엔하오는 대만의 선거에 대해 외부 세계는 미·중 관계와 양안 관계로 대만 선거를 보지만, 대만인은 대만 내부 문제를 보고 선거에 임한다고 강조한다. 즉, 대만 내부에서 볼 수 있는 언론 내용을 통해 자신들의 처지를 고려하며 투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랜 기간 형성된 국민당과 민진당의 지지자 지역 구분도 이제는 지역 구분보다는 유권자 자신의 정당일체감, 정서 그리고 정당 정책을 중심으로 투표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보 문제인 미국, 중국과 관계는 그리 큰 문제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만의 안정과 경제 발전 문제 및 반중 정서와 친중 정서는 아직도 선거의 핵심 이슈로 등장한다. 청년층의 경우에는 먹고사는 문제와 주택 문제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되며, 그들과 코드가 맞는 후보자를 지지하며 정당 공약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113명의 입법위원도 선출한다. 민진당, 국민당, 민중당, 무당층의 표가 나뉘어 집권당이 과반 확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만정치대학 류더하이 교수는 전통적 국민당의 양안 관계에 중점을 둔 전략은 국가 안정과 발전을 위한 전략으로 대만 미래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럽에서 투표하러 들어온 대만의 한 교민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민진당의 도전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학을 나와 어렵게 직장을 찾아다니는 젊은이는 우선 주택 문제와 취업과 임금 문제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한다. 선거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무당층은 정치와 선거가 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고 하며 믿을 만한 정치인이 없다고 한다. 양안 경제를 연구하는 정치대학 국제관계중심 연구원은 대만의 경제적 발전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면서 미국과 협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한다. 이번 선거는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거리 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고 있다. 인터넷 시대 각종 언론 매체가 선거의 플랫폼이 되었고 유권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경제인가, 안보인가 아니면 먹고사는 문제인가에서 민주사회 대만인들의 선택이 기대된다.
 

필자 주요 이력

△단국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홍콩 주하이대학 중국문사연구소 석사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 박사 △ 아주일보 논설위원 △홍콩 《아주주간》 특약기자 △홍콩 ‘봉황TV’ 평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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