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잡은 사우디, 석유·독재·인권 후진국 이미지 탈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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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11-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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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전 2030 마지막 퍼즐 채워

  • 석유 대신 지속가능 산업으로의 전환 노려

  • 엑스포 유치로 빈살만 통치에 힘 실릴 듯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2030세계 박람회(엑스포) 개최를 확정 지은 가운데 사우디의 변신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우디는 엑스포 등 굵직한 국제 행사 개최를 통해 석유 의존국, 독재, 인권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통치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사우디가 2030 엑스포 유치에 성공해 '비전 2030'을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전했다. 비전 2030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사우디의 장기 국가개발계획 프로젝트다. 

앞서 이날 사우디는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1차 투표에 참여한 총 165개국 중 119개국 표를 얻어 여유 있는 표 차이로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다. 경쟁 도시였던 한국 부산(29표), 이탈리아 로마(17표)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확보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장관은 투표 결과 발표 뒤 "우리가 전 세계를 위해 제안한 비전 2030에 국제사회가 신뢰를 보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를 지지해준 모든 국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특별한 엑스포를 선보여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이번 엑스포 개최를 위해 78억 달러(약 10조1000억원)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이번 엑스포 유치로 비전 2030의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 사우디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대규모 개발 사업, 국제 행사 유치를 준비해왔다.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900만명이 거주하는 더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엑스포 외에도 2029 동계 아시안게임 및 2034년 피파 월드컵 유치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이번 엑스포 유치를 통해 사우디는 석유 의존국으로 국한된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우디는 원유 고갈 이후를 대비해 다방면으로 신사업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19년부터 관광 비자를 도입하며 외국인 관광객에 문을 개방했다. 태양열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 등을 강조하는 등 '포스트오일'을 위해서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사우디는 엑스포 유치를 통해 독재·인권 후진국으로 굳어진 이미지 개선까지도 노린다. 사우디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독재국가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만큼 이를 탈피하려 하고 있다. AFP는 "사우디 인권은 빈 살만 왕세자 아래서 2018년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암살로 대표됐다"며 "사우디 대표단은 지난 수개월 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화려한 로비 행사를 벌여왔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엑스포 유치 투표에서도 사우디는 인권 후진국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사우디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최고 수준의 노동권 담보를 약속하고 '평등, 포용,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핵심 정신으로 제시했다. 지난 6월 실시된 4차 발표에 하이파 알 모그린 공주 등 여성 연사를 내세우며 여성 인권 신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통치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아랍 걸프연구소의 크리스틴 디완 선임 연구원은 "엑스포 유치는 사우디 지도부에 큰 강점이 될 것"이라며 "사우디는 2030년에 자신들의 비전 성공을 보여주기 위한 커다란 파티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NYT도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의 권위주의 이미지와 자신의 독재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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