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 칼럼] 국회, KF-21 초도양산 사업 리스크 해소의 길 열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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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입력 2023-11-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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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박진호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세계 4대 방산수출국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시행조직으로 ‘방산수출 전략회의’를 출범시켰다. 이런 기조에 발 맞추어 폴란드와 역대급 K-방산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가 도출되었고, 최초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어 10월에 개최된 2023 서울 국제항공방위전시회(ADEX) 행사에서 KF-21은 고난도 비행을 국민들에게 선보이며 성능 우수성이 국제적으로 입증되었다.
 
최근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사업타당성 조사를 통해 무장 발사 미검증 등의 개발 위험성을 고려하여 추가적인 성능 입증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최초 양산물량을 기존에 계획된 40대에서 20대 수준으로 축소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국내에서 최초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적 특수성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보다 면밀한 사업적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통상 우리 군이 도입할 무기체계를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연구개발 할 경우 사업적 위험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이다. 한편, 무기체계 사업에 대한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가 사업 추진 여부를 사실상 결정하는 방위력개선사업의 의사결정구조가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팽배했기 때문에 시급한 정책적 개선의 중요성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현재 공군이 운용중인 F-4, F-5 전투기를 대체 할 KF-21 전투기 최초 도입 물량이 축소되면 공군은 ‘20년대 말까지 350여대 수준의 전투기 보유로 약 70여대의 전투기가 부족한 심각한 전력공백이 초래될 것이다. F-4, F-5 전투기는 40년 이상 운용되고 있어 비현실적 운영유지비 발생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데 심각한 전략적 한계가 있다. 실제로 이번 2023 서울 ADEX 행사장에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은 F-4 전투기를 보고 “한국공군은 아직도 F-4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냐?”며 물었던 일화는 방위산업 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사업타다성 조사 결과에 따라 최초 양산 대수를 축소할 경우 비용측면에서는 소량생산에 따른 재료비 상승, 생산 공백, 수용시설 지연 등 약 2조원 규모의 총사업비 증가 및 전투기 단가상승이 예상된다. 또한 약 500여개의 양산업체와 1.6만명의 고용된 인력 규모 등을 감안하면, 사업 축소로 국내 중소 협력업체는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결국, 국내 방위산업 육성이 아니라 방위산업에 대한 정책적 불확실성이 가중되어 특히 우주 및 항공분야 기업들의 사업적 우려가 심각히 고조될 것이다.
 
정부가 선언한 방산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성능의 우수성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양산물량 조정으로 전투기 생산 비용이 증가해 가격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면 KF-21에 대한 대외적 신인도가 크게 약화되어, 기존 관심표명 국가(UAE, 폴란드 등)에게도 부정적인 신호를 주게 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한국국방연구원이 제기한 무장 발사 미검증의 문제점 해결, 가격 경쟁력 확보, 국내 방위산업 기업체의 부담 경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회는 2024년 국방예산 심의시 40대 초도양산을 위해 요구된 24년 예산안을 삭감하여 계획된 사업 자체를 자초시킬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반영하고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제공하는 것이 국익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본 훈련기, 훈련용 전투기 등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22년 7월 KF-21 시제 1호기 최초 비행시험에 성공하였으며, 순조롭게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해 나가고 있다. 전투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모든 핵심기술을 집약해 나가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며 개발 위험성은 필연적으로 내포되어 있다. KF-21은 이러한 위험성 또한 성공적으로 관리하며 시험비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KF-21 양산 사업은 공군의 전력공백 방지, 40년 이상 운영한 전투기의 적기 교체, 방위산업 육성 및 방산수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상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박진호 필자 주요 이력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제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영리더'(한국 대표) ▷국회 아시아정당국제회의(ICAPP)의원연맹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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