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 칼럼] ​'서울 ADEX 2023' …방산수출 글로벌 경쟁력 제고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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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입력 2023-09-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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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위원
[박진호 위원]


 
세계 최초 방위산업전시회(방산전시회)는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박람회(The Great Exhibition)’이다. 이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최신 기술을 선보였지만 그중에는 방산 기술도 포함되어 있었다. 방산 분야에 역점을 둔 전시회로는 1897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된 ‘밀리터리 엑스포(Le Salon de l’Armee)’이고 현재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방산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방산 분야는 200여 년 전부터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방산전시회는 ‘파리 에어쇼(Paris Airshow’)' ‘판버러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 ‘두바이 에어쇼(Dubai Airshow’)' ‘싱가포르 에어쇼(Singapore Airshow)’ 등을 꼽을 수 있다. 국제적 참여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들 전시회는 전 세계 방산업체와 국방 관계자들 간 교류의 장을 넘어서 글로벌 방산시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파리 에어쇼는 1909년에 최초로 개최되어 역사가 가장 깊은 국방항공 전문 전시회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에 최초로 ‘한국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Seoul Airshow)’를 개최했다. 이후 ‘국제해양방산전시회(Naval & Defense)’ ‘국제지상무기전시회(Defense Asia)’ 등을 개최한 바 있다. 현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Seoul ADEX)’ ‘국제해양 방위산업전시회(MADEX)’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시회(DX Korea)’ 등을 개최하고 있다.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국내 방산전시회는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참여 규모와 수주 실적 등에서 아직도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
 
국내 방산전시회 중 격년제로 개최 중이며 최대 참여 규모를 자랑하는 ‘Seoul ADEX’가 오는 10월 개최될 예정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방산 수출액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성공적인 방산전시회 개최를 통해 국내 방산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할 좋은 기회다.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 없이는 이 같은 결실을 거두기 어렵다. 국내 방산전시회 발전 방안에 대해 정부, 군, 민간이 함께 참여하여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 몇 가지 측면을 살펴보자.
 
첫째, 국내 전시회는 민간이 주도하며 정부가 지원하고 군이 참여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도 민간이 주도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는 대통령실이 직접 주최하고 있다. 국내 전시회 개최 시 정부는 비용을 보조하고 군 관계자들은 전시회를 참관하고 있다. 해외 구매자는 정부 및 군 정책결정자와 보다 긴밀하게 소통하기를 원하지만 이러한 소통은 전시회에 참여하는 업체별 위상과 네트워크 역량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와 군은 국내 기업들의 요청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전략적 수출 대상국 관계자들을 직접 초청하는 등 수주 실적 제고를 위해 보다 의미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둘째, 해양 분야에 특화된 ‘국제해양 방위산업전(MADEX)’을 제외하고는 다른 두 개 전시회는 차별성을 부여하기 쉽지 않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해외 전시회 참석 규모와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우후죽순으로 차별성 없이 개최되는 국내 전시회까지 참여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국내 업체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방위산업전시회 개최 취지와 목적에 맞게끔 국내 방산전시회 통합과 조정을 고민해 볼 시점이다. 주최·주관 기관 등이 스스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는 이미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해외 구매자와 주요 정부 인사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있어서도 분명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이다.
 
셋째, 중소 방산기업들이 더 이상 국내 방산전시회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으로 방위산업이 제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중소기업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기업(체계업체) 역시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 없이는 제조·생산능력을 제고하는 데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명품 무기는 하나의 예외 없이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여 생산한 것이다. 그런데 국내 방산전시회에서 중소기업들의 기여와 성과를 제대로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글로벌 방산시장이 물자에서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소 중소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국내 중소기업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 투자 유치는 물론 해외 업체들과 협력하는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넷째, 방위산업 전시회 개최 시 무기체계 홍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차별화된 수출 경쟁력 홍보도 중요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국내 무기체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폴란드에 대한 무기 수출과 관련해 1차 계약과 달리 2차 계약은 여러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절충교역, 기술이전, 금융지원 등 어느 것 하나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무기체계의 가격과 성능만으로 수출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 같은 과제 해결을 위해선 범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법률 제·개정까지도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정부는 민간기업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방안을 보다 확대하고 상황에 따라선 국제적 협력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다섯째,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인 올해 개최되는 ‘2023 Seoul ADEX’는 한국전쟁 참전국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유엔사 회원국과 전략적 연대 지속 및 확장을 위해선 올해 그 기틀이 마련되어야 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우수한 무기체계를 개발·생산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반세기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위협 고조와 한반도 분단 상황이라는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다. 유엔사 회원국과 방산협력을 확대하면 대한민국 무기체계가 유엔(UN) 조달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국내 방위산업전시회가 국내 방위산업 육성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윤석열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방산시장 환경에 대한 냉철한 판단에 기반해 정부와 기업이 더욱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다.
 


필자 주요 이력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제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영리더'(한국 대표) ▷국회 아시아정당국제회의(ICAPP)의원연맹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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