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쑥쑥 크는 中 친환경차…현대위아·트랜시스, 현지법인 줄줄이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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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11-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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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작년 中 시장 점유율 2% 못넘어

  • 車 제조 위주서 서비스로 '선택과 집중'

국내 주요 부품사들이 중국 사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친환경자동차 비중이 30%대까지 높아지면서 내연기관차 일부 부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현대자동차그룹 판매 부진 때문이다. 현대위아와 현대트랜시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현지 사업에 대해 내실을 다지는 한편 전동화 시대에 대응할 부품 개발에 역량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최근 북경위아터보차저유한공사 지분을 매각했다. 

터보차저는 자동차 엔진에서 나온 배기가스 압력 등 에너지를 활용해 터빈을 회전시켜 엔진 출력을 높이는 부품이다. 현대위아는 중국 터보차저 시장 선점을 위해 2014년 이 법인을 설립했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중국에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핵심 부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대차그룹 판매 부진과 빠른 전동화 전환, 독과점 등 복합적인 이유로 중국 유일한 터보차저 법인을 정리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중국 내 터보차저 법인 규모는 아주 작다"며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터보차저는 국내에서만 생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청산하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중국 내 현대차그룹 판매량은 올 1~10월 26만2976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중국 시장에서 178만2021대를 팔며 전성기를 누렸으나 이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33만9003대까지 떨어졌다. 시장 점유율은 2%를 넘지 못했다. 물량 대부분을 현대차그룹에 공급하는 현대위아로서는 철수를 고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터보차저 시장은 소수 기업 독점시장이어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에도 어렵다. 중국 터보차저 시장은 가레트모션과 보그워너,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독점하고 있다. 터보차저는 디젤과 상용차에도 많이 적용되는데 이 시장은 가레트모션과 커민스 점유율이 높고 두 회사는 고급차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저가형 시장은 닝보 보폰터보, 후난 티옌 기계, 강위에 테크놀로지, 푸위안 터보차저 등 현지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경위아터보차저유한공사 매출은 2020년 407억원에서 지난해 222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현대트랜시스는 중국 산둥 일조법인을 청산했다. 현대트랜시스가 해외에 최초로 세운 파워트레인 법인으로 수동 변속기를 주로 생산한다. 최근 수동변속기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조법인을 정리하고 필요에 따라 다른 법인에서 물량을 생산해나갈 계획이다. 

현대위아와 현대트랜시스 청산 배경에는 중국 내 전동화 흐름과도 얽혀 있다는 분석이다. 올 1∼10월 중국 친환경차 판매량은 686만7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5% 늘어났다. 전체 승용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은 30%를 넘는 등 전 세계에서 빠른 친환경차 성장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터보차저는 전기차에 적용되지 않아 전동화 시대 핵심 부품 라인에서 사라지게 된다. 수동 변속기도 통상 스틱이라고 불리는 내연기관차의 핵심 부품이다. 중국에서 승용차에 적용되는 비율은 낮지만 상용차 사용률은 약 80~90%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 내 친환경차 수요가 급증하자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도 중국 내 유일한 수동변속기 사업장인 상하이 공장을 폐쇄했다. 

현대위아와 현대트랜시스는 수요가 높은 내연기관 부품을 중심으로 판매하면서도 미래차 부품 개발에 전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위아는 섀시모듈과 타이어모듈 등 그간 부품사업에서 축적한 모듈화 역량을 전기차용 열 관리 부품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전동화 액슬과 냉매 모듈도 개발 중이다. 현대트랜시스는 전기차 구동시스템 e-Powertrain, e²AT와 친환경차 변속기 등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점진적으로 구조조정을 해나가며 제조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 중심 업체로 변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위아 산동공장 사진현대위아
[사진=현대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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