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불패' 청담동 하이엔드 단지마저 '난항'… PF 위기에 미분양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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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3-11-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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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동 고급빌라 자금조달 위기…본PF에 분양까지 난항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 약세 등으로 강남의 대표적인 부촌인 청담동 일대 하이엔드 주택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출금 만기연장에 어려움을 겪거나 준공 이후로도 분양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는 등 ‘부동산 불패’로 통하는 강남에서도 ‘PF 리스크’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모습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브리지론 만기연장 실패 위기를 겪은 청담 프리마호텔 개발사업인 '르피에드 청담(前 테라리움 청담)'의 대주단 대출 만기연장 여부가 다음달 초 자율협의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만약 이때 만기연장 협의에 실패한다면 기한이익상실(EOD)로 사업부지가 공매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곳은 지난 8월 1000억원 수준의 증액 리파이낸싱에 실패하고 기존 브리지론 4640억원에 대한 만기 연장 협의를 이어갔다. 그러다 전체 채권액의 39%를 지원하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사업성을 이유로 만기 연장에 반대하며 EOD 위기에 가까워졌다. 결국 금융당국이 나서면서 가까스로 만기연장 관련 추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PF대주단 협약에서 만기연장 안건이 가결되면 특별약정을 체결하게 되면서 숨통을 돌릴 수 있는데, 부결된다면 EOD 선언 후 공매로 나오게 될 것"이라며 "브리지론이 연장된다고 해도 금융권 자금조달이 워낙 까다롭고 분양시장 분위기도 안 좋다보니 본PF까지 성사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르피에드 청담’ 외에도 청담동 일대 초고급 주거시설 개발사업은 순탄치 않은 분위기다. 인근 '루시아 청담 514 더테라스'도 자금조달에 실패하며 지난 2월 공매로 넘어갔으나, 시행사 루시아홀딩스의 설득 끝에 지난 6월 말 대주단이 브리지론을 12월 말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리카르디 아스턴 청담' 역시 6월 토지공매 절차가 4차례 진행됐다가 부동산 디벨로퍼인 아스터개발이 토지주 청담501의 주식을 전량 인수하며 사업이 정상화됐다. 

가까스로 사업을 연장했지만 향후 PF로 전환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청담 일대 고급 주거시설도 미분양의 어려움을 겪는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브르넨 청담'의 경우 총 8가구 중 4가구가 4년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0월 준공된 곳으로,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 한 동짜리 공동주택이다. 현재 전용면적 219㎡ 매물은 120억원에 나와 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에테르노청담도 지난 2020~2021년부터 분양을 시작했으나 아직 잔여가구가 남은 상태다. 전용 244~273㎡ 매물이 200억~300억원대에 주인을 찾고 있다. 

분양가가 최고 270억원에 달하는 루시아 청담514 더테라스도 아파트 25가구, 오피스텔 20실 중 아직 상당수 물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피스텔 전용 165㎡는 3.3㎡당 2억3000만원에 해당하는 분양가 120억원에 나와 있다. 가수 지드래곤이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진 한강변 고급빌라인 워너청담, 고급 오피스텔 디아포제 청담522 등도 아직 잔여물량을 털어내지 못했다.  

한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토지가격이 급등하던 2년 전쯤 부지 매입을 한 사업장이 대부분인 데다 공사비, 금융비용까지 크게 오르고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PF 자금조달도 어려워졌다"며 "주택시장 호황기와 달리 청담동 일대 고급빌라의 분양 실적도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로 인해 오피스텔 등 준주거시설에 대한 투자수요도 크게 위축된 상태"라며 "장기화되는 경기 부진과 공사원가 부담, 고금리 기조로 신규 현장의 사업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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