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뛰어넘을 'K-방산' 전략은] 핵심기술·고부가가치 기술 부족…인력 부족 현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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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입력 2023-11-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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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방과학 기술력이 향상되고 있지만 선진국과의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방산 핵심기술과 고부가가치 기술 부문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성을 갖춘 핵심 인력 확충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주요 16개국의 국방과학기술수준을 분석한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방과학기술수준은 2008년 11위에서 2015년 9위로 2단계 상승한 이후 현재까지 순위가 정체되고 있다. 최고 선진국인 미국 대비 상대 기술 수준은 2015년 81점에서 2018년 80점, 2021년 78점으로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 8개(지휘통제, 감시정찰, 기동, 함정, 항공우주, 화력, 방호, 기타) 가운데 기동과 화력은 각각 7위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대비 한국의 순위가 올라간 분야는 '기동(8위→7위)'이 유일했다.

반면 레이더와 합성개구레이더(SAR), 해양무인, 고정익(무인비행기·무인비행선) 등 소프트웨어 핵심기술과 차세대 4차 산업혁명 기술 부문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방 연구개발(R&D) 투자액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연 평균 1119억3265만 달러(약 144조1468억6667만원)를 투자해 가장 많았다. 중국은 127억6167만 달러로 그 다음으로 많았으며, 미국과 기술격차가 유일하게 벌어지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미국, 중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국방 R&D가 이뤄지고 있으나, 미국 대비 41분의 1 수준인 27억4425만 달러에 불과했다. 미국의 기술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술력 부족의 근본 원인으로 국내에 소프트웨어 분야의 핵심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전북대 특임교수)은 "우리나라 방산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핵심기술을 가진 (중소)업체가 없다는 것"이라며 "핵심기술은 모두 해외에서 수입하고 이를 조립해 팔다 보니 수익성이 낮게 형성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수출에 성공한 무기체계 대부분은 K2 전차, FA-50 경공격기, K9 자주포 등 완제기·완제품(하드웨어)으로 핵심부품 대부분을 선진국에서 수입해 조립·판매하고 있다. 이에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첨단 신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위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첨단 신산업 육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방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혁신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물론 인프라 조성과 제도 개선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동반돼야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핵심 국방기술을 키우기 위해 오랜 시간 축적된 연구개발이 필요한데 우리 정부 R&D 예산 대비 국방비 R&D 예산 비중이 16.3%로 OECD 평균인 21.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국방환경 및 기술 변화에 대응하고 효율적인 국방 연구개발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 방위산업 인재육성을 위한 지원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보수, 높은 취업 진입 장벽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특히 업체들은 방산 산업의 핵심 기술을 이끌어갈 소프트웨어 기술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소프트웨어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선 방산 소프트웨어 산업 특성과 시장 동향에 근거한 커리큘럼 운영과 기존 관련학과와 차별화, 특성화를 통해 무기체계 시스템 개발관련 소프트웨어 산업에 맞는 신규 교육과정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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