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富 구멍 된 한전]② 2년 전 국감 때도 같은 지적...개선 노력은 '공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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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3-11-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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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산 맹신 속 국내 업체 차별…"경험 부족 지속"

  • 김성환 의원 "에너지 안보 위협, 국산화 서둘러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11월 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11월 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한전)과 계열사의 외국산 시스템 의존에 따른 국부 유출 문제는 과거에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다. 특히 재무회계나 원가관리 등 주요 정보를 다루는 시스템 특성상 에너지 안보 차원의 우려도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국감 당시 권선택 국민중심당 의원은 국내 에너지 공기업들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을 외국계 기업에만 맡기는 행태를 질타했다.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해당 사업에 참여했지만 핵심 업무는 외국계 컨설팅 기업이 모조리 챙겼다는 비판이었다. 특히 권 의원은 ERP 제공 업체가 컨설팅 과정에서 해당 공기업의 주요 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 에너지 안보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했다.

지난 2021년 국감에서는 한전이 차세대 업무 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외국산 전산장비와 소프트웨어에만 기댄 탓에 수백억원의 비용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방식으로 인해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이 공공부문 시스템 구축 경험을 쌓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이 외국산을 맹신하며 국내 기업을 차별하고 계속해서 자리를 내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전이 계약을 체결한 독일계 다국적 기업 SAP의 경우 지난 2016년 한전을 상대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위반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한 적이 있는데 이 또한 차세대 시스템 사업 참여를 위한 꼼수라는 주장이 나온다. 라이선스 부정 사용 점검을 빌미로 기업의 내밀한 정보를 요구하는 등 횡포를 부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지적에 한전은 조치결과 보고서를 통해 "국산 전산장비와 소프트웨어 제품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며 "상생협력, 하도급 관련 평가 항목을 적용해 국내 중소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공정한 협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행보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한전은 이달 100억원대 SAP ERP 라이선스 구매와 유지보수 입찰공고를 냈으며,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6월 2억7557만원 규모의 라이선스를 구매했다. 중부발전은 3년간 유지보수용 라이선스를 18억원에 구매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SAP 중심의 차세대 ERP 시스템 전환 사업을 66억3726만원 규모로 공고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 업체는 여전히 외국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수준의 사업 방식에 머물러 있다. 중소기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한전의 약속이 공회전하고 있는 셈이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수차례 국회에서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전 계열사들은 여전히 외산 ERP 시스템을 사용 중이며 유지보수 비용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ERP는 재무회계, 원가관리 등 방대한 정보를 다루고 있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만큼 국산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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