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테크서밋] 사피온-SK하이닉스 초협력 AI칩 나왔다..."X330으로 기업 AI 운영비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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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11-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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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AI 반도체 X330 공개...경쟁사 중급 AI 반도체 정조준

  • 사피온-SK하이닉스 긴밀한 협력 첫 성과...차기 모델엔 HBM도

  • 급성장하는 AI 모델 추론 시장 공략, '멀티 LLM+AI 반도체' 공급

  • 엔비디아 출신 전문가 주도로 차기 칩 개발도 나서

사진사피온
류수정 사피온 대표가 15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진행한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33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사피온]
사피온과 SK하이닉스가 긴밀히 협력해 만든 첫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나왔다. 초거대언어모델(LLM) 운영을 위해 프로세서 처리 성능과 D램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함께 중요해지는 가운데 각자 분야에 기술·노하우를 가진 두 반도체 회사가 손잡고 업계 1위인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SK그룹은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연례개발자행사인 'SK 테크서밋 2023'을 개최하고 사피온의 두 번째 AI 반도체 모델인 'X330'을 공개했다. 앞서 전날에는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사피온 주도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X330을 사전 시연했다.

X330은 사피온의 AI 반도체 가운데 처음으로 SK하이닉스의 GDDR6 D램을 탑재한 제품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의 GDDR6 D램은 엔비디아·AMD·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공급됐으나, SK그룹 차원에서 AI 반도체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X330에도 전량 SK하이닉스 D램을 탑재하기로 했다. 그룹 차원에서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사업도 키우려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TSMC 28nm(나노미터) 공정에서 양산된 전작 X220과 달리 X330은 TSMC 7nm 공정에서 양산돼 발열과 전력소모가 크게 줄었다. 전작 대비 연산 성능은 4배 이상, 전력효율(TCO)은 2배 이상 향상됐다. 경쟁사의 중급(미드레인지) AI 반도체와 비교해도 시각지능(ResNet 50) 기준 연산 성능은 약 2배, 전력효율은 1.3배 이상 우수하다는 게 사피온 측 설명이다. 사피온 관계자는 "X330에 자체 비디오 코덱과 비디오 후처리 기술을 추가해 방송사와 OTT 업체가 관심을 두는 AI 화질향상 속도도 크게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X330은 시각지능(컴퓨터비전)과 AI 화질강화(업스케일링)에 특화한 전작에서 한발 더 나아가 트랜스포머를 포함한 LLM 추론(실행)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게 강점이다. 사피온 관계자는 "X330은 기업이 최근 사내 챗GPT(가칭) 구축을 위해 관심을 두는 오픈소스 LLM(라마2) 기준 70억~130억개 매개변수 모델을 단일 칩에서 추론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피온은 이러한 언어모델 추론 성능을 공신력 있는 AI 반도체 벤치마크인 'MLPerf'를 통해 검증받음으로써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 클라우드 기업에 자사 AI 반도체 성능을 알릴 계획이다. 정수연산만 지원했던 전작과 달리 8·16비트 부동소수점 연산을 지원해 제한적이지만 AI 모델 학습도 가능하다.

업계에선 사피온이 HBM(고대역메모리) D램을 탑재한 고가 학습용 AI 반도체 대신 당분간 중저가 추론용 AI 반도체에 집중함으로써 급성장하는 AI 모델 추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회사 SK텔레콤(SKT)과 함께 기업에 AI 소프트웨어(멀티 LLM)와 AI 하드웨어(AI 반도체)를 제공함으로써 기업 시장을 공략하는 'AI 인프라' 사업 계획이다. 비싼 엔비디아 AI 반도체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피온의 AI 반도체를 활용해 기업은 AI 구축·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내년부터 X330을 본격 양산함으로써 2025년에는 의미 있는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X220의 경우에도 SK브로드밴드 등 관계사뿐 아니라 NHN클라우드 등 협력사의 데이터센터 AI 반도체팜 구축에 투입되는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매출 성과 냈다"고 말했다.
 
사피온 AI 반도체 로드맵 사진사피온
사피온 AI 반도체 로드맵. [사진=사피온]
사피온은 지속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량으로 X330의 성능과 사용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피온 관계자는 "현재 X330은 시각지능, AI 화질향상, 언어모델 등을 지원하며 향후 이미지 생성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개발도구(제로터치)를 개선하고 있다"며 "X330의 자율주행차용 파생 모델인 'X340'의 경우 내년 중 반도체 설계도(IP)를 협력사에 제공해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 자율주행칩 형태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X330은 컴팩트 모델과 코어·메모리 수를 두 배로 늘린 프라임 모델 등 두 가지 형태로 공급되며 델·슈퍼마이크로 등 글로벌 서버 업체가 총판을 맡는다.

또 사피온은 'GPT-4', '라마2 70B', '클로드2', '에이닷X' 등 초거대 AI를 단일 칩으로 추론할 수 있는 차세대 AI 반도체 'X430' 개발을 예고하기도 했다. X430은 HBM D램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K하이닉스와 협력, 최신 HBM D램을 탑재함으로써 AI 모델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양을 크게 늘리는 게 목표다. 현재 삼성전자·엔비디아 출신 마이클 쉐바노 사피온 최고기술책임자의 지휘 아래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 사이에 공개하는 게 목표다.

류수정 대표는 "이번 X330 출시를 계기로 AI 서비스용 모델을 개발 중인 ICT 기업과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국내 AI 반도체 기업이 전 세계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대안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X330 출시 행사에 축사를 보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내 대표 AI 팹리스인 사피온이 데이터센터용 K-AI 반도체 X330을 출시한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중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으로 AI 반도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산업이 됐다"며 "정부의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 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X330이 출시된 것은 글로벌 반도체 1등 국가 도약과 국산 AI 반도체 개발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성과"라고 말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X330은 한국 정부와 SKT라는 두 명의 부모를 두고 만들어진 K-AI 반도체"라며 "두 기관의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사피온과 X330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어 유 대표는 "현재 AI 시장은 19세기 골드러시 시기를 연상케 한다. 이때 초기에 돈을 번 회사는 곡괭이와 청바지를 만들었던 곳"이라며 "AI 반도체가 바로 AI 혁명 시대의 곡괭이와 청바지다. X330은 SKT가 강조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의 밑바탕이 되는 AI 인프라 영역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피온 X330 성능표 사진사피온
사피온 X330 성능표. [사진=사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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