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이정곤 감독이 '거래'를 통해 다시한번 청춘의 혼란함을 다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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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3-11-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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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납치한다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웨이브 오리지널 ‘거래’. 이 작품은 계급과 선택의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거래’를 연출한 이정곤 감독은 영화 ‘낫아웃’에 이어 청춘들의 혼란함을 담아냈다. 그와 청춘의 소재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정곤 감독사진 웨이브
이정곤 감독[사진= 웨이브]

친구를 거래한다는 콘셉트를 하게 된 계기는 뭔가
-짧은 원작의 웹툰인데 보자마자 굉장히 신선했다. 납치범들의 이야기를 가해자 입장에서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일하더라도 5억을 모으기 힘들다. 친구를 팔아서 5억을 버는 이 이야기를 어떤 시선으로 볼지 궁금했다.
 
이 작품을 제작한다고 했을 때 웨이브 내부에서의 반응은 어땠나
-출연한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이 신선하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거래’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궁금했었는데 엔딩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반응도 있지만 반면에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조사들을 했나
-가장 많이 찾아본 건 이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20대 초반의 청춘들이 어떤 곤경에 빠져있나에 대해 많이 찾아봤다. 그래서 20대 친구들을 많이 만나기도 했다.
 
만약 5억을 준다고 하면 친구를 거래할건가
-사실 말도 안되는 얘기다. 20대 초반이랑 얘기를 나눠보니까 ‘돈을 벌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경제적인 활동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떨어져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준성이의 경우 빚이 있고 재효의 경우 대학만 가면 탄탄대로 인생일 줄 알았지만 단체 컨닝으로 인해서 홀로 퇴학 처분을 받으며 무너진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그런 고민을 작가님과 많이 했다. 우리를 설득할 수 있어야 시청자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우리를 설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었다. ‘고3 때 재수를 하면 되지, 왜 세상이 무너지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보니 고3 당시에 나도 대학이 전부였고 그것이 세상이었다. 시청자들도 그것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20대 초반을 돌아보면 어땠나
-지금 돌이켜 보면 별 일 아니었던 일들이 그때는 왜 이렇게 힘들었나 모르겠다. 기대심리 때문이 가장 큰 것 같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뭔가
-‘거래’를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볼까 라는 궁금증이 있다.
 
‘거래’를 본 주변에서의 반응이 어땠나
-드라마를 처음 보고 유승호 배우의 반전 매력을 본 것 같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섭외과정이 궁금하다.
- 준성이라는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유승호 배우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너무 좋다고 해줬다. 그리고 유수빈 배우를 바라볼 때 양면성이 느껴졌다. 안쓰러워 보이면서도 강한 내면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효 역할을 누가해야 성립이 될까 라는 고민이 가장 컸다. 그래서 선한 이미지의 역을 했던 배우를 많이 찾아봤다. 김동휘 배우가 유하면서 날카로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김동휘 배우의 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촬영 현장에서 더욱 느껴졌고 그러면서 재효 역할이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거래’를 처음 구상했을 때 생각했던 이미지대로 나왔나
- 제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들도 있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이미지대로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이야기를 어떻게 진짜처럼 현실감 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감독님도 배우들과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배우들과 또래여서 분위기가 더 좋았을 것 같다. 실제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승호 씨가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해서 사회적인 경력으로 봤을 때 굉장히 선배다. 그렇지만 경력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굉장히 열심히 연기를 하고 편하게 대해주셨다. 그래서 저도 편하게 할 수 있었고 다른 배우들도 연기를 할 때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할 때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들이 감독님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대본에 호기심을 가진 상태에서 만남을 가졌다. 내부에서도 대본에 대한 흥미가 높았다. 각각의 캐릭터에 대해서 흥미로워 했다.
 
아는 연예인이 꿈에 나오면 뭐라고 검색하나
-한번도 못뵌 분이 나오면 연예인이 나온 꿈이라고 검색하고, 뵌 적이 있는 분이 꿈에 나오면 친구가 나온 꿈이라고 검색한다.
 
OTT의 매력을 뭐라고 생각하나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엔딩이 있어서 다음 편을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장소 섭외에 있어서 에피소드가 있나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리얼리티 있고 현실감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어느 정도의 좋은 현실감을 담기 위해서 접근을 했다. 각각의 공간을 재밌게 살려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공들였던 장소가 있나
-반지하방이 제일 공을 들였다. 갈월동이었고 곧 재개발에 들어가서 촬영이 더욱 수월했다.
 
감독님의 청춘의 혼란함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 이유가 뭔가
- 저는 어쩔 수 없이 휘말리는 캐릭터를 볼 때 흥미롭다. 저의 청춘도 불안하고 힘들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사회라는 시스템의 계급 속에서 사건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영화감독을 하게 된 계기는 뭔가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너무 좋아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지막 단계는 영화를 만드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보는 것 말고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곤 감독이 전하는 메세지 사진 김호이 기자
이정곤 감독이 전하는 메세지 [사진= 김호이 기자]


청춘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온전하지 못한 미성숙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장점이자 약점인 것 같다. 모두가 어느 순간 잘못된 선택을 가끔씩은 한다고 본다.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도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는데 그런 여유가 없는 것 같다.
 
OTT를 통한 영화산업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극장의 소비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기회가 생겼다. 변하는 시기에 적응해야 된다는 암묵적인 생각이 있다. 지금의 OTT가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한다. OTT를 하면서 긴호흡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게 매력이다.
 
거래를 안 본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어떻게 하면 재밌을까가 제일 중요하다. ‘어라?’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겠지만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도록 만드는 게 이번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우들이 굉장히 좋기 때문에 새로운 매력을 찾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흔들리는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지나고 보면 다 괜찮더라. 대학에 떨어져도 괜찮으니까 울지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이정곤 감독과 사진 김호이 기자
이정곤 감독과 [사진=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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