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의 전자 톺아보기] '예뻐야 잘 팔린다' 가전업계, 디자인에 '아트'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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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기자
입력 2023-11-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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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와 토일렛페이퍼 협업 홍보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와 토일렛페이퍼 협업 홍보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냉장고 문을 그렇게 열고도 내가 싱싱한 달걀로 남길 바랐나요?"

1995년 출시된 삼성의 '바이오 문단속 냉장고' CF 중 나오는 멘트다. '회전 날개'를 탑재해 냉장고 문을 자주 열어도 냉기 단속이 가능하다는 신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과거 가전업계 CF는 제품 기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성능은 기본이고, 제품 디자인까지 예쁘고 세련되게 뽑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는 만큼 특색있는 디자인으로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쁜' 가전의 대명사 된 'BESPOKE'

"비스포크 왜케 이뻐요?" "비스포크 색상 고민, 골라주세요" "비록 출혈이 크지만 엄청 이쁘네요" 

2019년 여름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브랜드를 론칭한 후 온라인 맘카페가 들썩였다. 이전까지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등 집 한 켠을 차지하는 중·대형 전자제품은 백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백색가전(白色家電)'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비스포크는 알록달록한 색감을 필두로 소비자에게 컬러를 더한 가전의 '예쁨'을 어필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품 [사진=삼성전자]

비스포크 라인은 삼성전자가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 PRISM)'을 통해 야심 차게 선보인 브랜드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단조로운 백색 광선을 갖가지 색상으로 투영해 내는 프리즘처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뜻이 담겼다.

이렇게 탄생한 '비스포크'는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내는 가전이 아닌 창조하고, 개인화하며, 이업종과의 광범위한 협업을 통해 폭넓은 세대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름 역시 ‘되다(BE)’와 ‘말하다(SPEAK)’의 조합으로, 맞춤형 양복이나 주문 제작과 같이 개인 맞춤형 가전의 시대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를 지녔다.  

처음 선보인 비스포크 라인 제품은 냉장고로 ▲가족 수 ▲식습관 ▲라이프스타일 ▲주방 형태 등에 따라 최적의 모듈로 조합할 수 있도록 1도어에서 4도어까지 총 8개 타입의 모델들로 출시됐다. 

비스포크의 핵심인 도어 전면 패널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소재는 ▲코타 메탈 ▲새틴 글래스(무광) ▲글램 글래스(유광) 3가지, 색상은 화이트부터 차콜, 네이비, 민트, 핑크, 옐로우 등 총 9가지로 선보였다. 이 같은 총 27개 조합 중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소재와 색상을 자유롭게 조합해 나만의 냉장고를 만들 수 있었다.
 
‘토일렛페이퍼’ 협업 한정판 비스포크 냉장고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토일렛페이퍼’ 협업 한정판 비스포크 냉장고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제품이 생산된 2019년 5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비스포크 가전의 누적 출하량은 100만대를 돌파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단연 냉장고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당시 비스포크 가전 출하량의 75%가 냉장고였으며, 2019년 기준 삼성전자 국내 냉장고 매출의 67%를 비스포크가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라인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전자레인지, 인덕션, 식기세척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청소기, 세탁기, 오븐에 이어 최근에는 김치플러스, 정수기, 큐커 등도 비스포크 브랜드로 선보이고 있다.

나아가 비스포크 라인은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지속하며 비스포크만의 이색적인 디자인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맥스 달튼(Max Dalton)’과 협업해 ‘비스포크 제트 봇 AI’ 스페셜 에디션 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지난 봄에는 이탈리아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토일렛페이퍼(TOILETPAPER)’와 협업해 비스포크 냉장고 4종을 한정판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품사진삼성전자
프랑스 아티스트 티보 에렘의 퐁텐블로 성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진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가 폴란드의 데사 유니쿰(DESA Unicum)에서 경매로 판매된 모습. [사진=삼성전자]

지난해에는 프랑스 일러스트 작가 ‘티보 에렘(Thibaud Hérem)'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비스포크 냉장고가 폴란드 경매장인 '데사 유니쿰'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출품된 냉장고 패널에는 프랑스 예술·문화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퐁텐블로 성'이 프리 핸드 드로잉 기법으로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다. 해당 냉장고는 낙찰돼 폴란드 경매 시장에서 거래된 최초의 냉장고 품목으로 기록됐다.

이외에도 비스포크 디즈니 캐릭터, 알렉스 프로바(Alex Proba), 유통업체 ‘로우스(Low’s)’ 아티스트 알렉사 미드·앰버 빅토리아·도미니크 브라운 등과 협업한 비스포크 제품들을 연달아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 가전의 철학은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취향맞춤’ 가전을 제공하는 데 있다"며 "비스포크 가전 철학에 맞춰 더욱 세심하고 고도화된 소비자 맞춤형 제품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인피니트 라인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만족 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도 협업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LG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가전으로 완성되는 인테리어 '오브제컬렉션'

삼성전자에 비스포크 라인이 있다면 LG전자는 'LG 오브제컬렉션'으로 가전업계 디자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 10월 새로운 공간 인테리어 가전 브랜드를 표방하며 ‘LG 오브제컬렉션(LG Objet Collection)’을 선보였다. 당시 LG전자는 "새로운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은 LG전자 가전의 뛰어난 성능은 물론이고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차별화된 디자인까지 갖춰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LG 오브제컬렉션은 기존의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인 'LG 오브제'를 진화시킨 브랜드이다. 앞선 2018년 LG전자는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신개념 융복합 가전인 LG 오브제(LG Objet)를 출시하며 가전이 인테리어의 일부가 되는 '공간가전' 개념을 선보인 바 있다. 즉, 새롭게 선보인 LG 오브제컬렉션은 고객을 위한 공간맞춤가전인 LG 오브제의 콘셉트를 집 전체의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확장한 셈이다.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사진LG전자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사진=LG전자]

공간 인테리어 완성을 지향하는 만큼 LG 오브제컬렉션 역시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색상과 소재까지 세계적인 색채연구소인 미국 팬톤컬러연구소와 협업해 엄선했다. 특히 색상은 고객조사를 통해 세대별로 선호하는 색상을 찾아내 선보였는데, 그린·실버·매트블랙·핑크·민트 등이 있으며, 소재는 이탈리아 가구소재업체 아르파 인더스트리알레(Arpa Industriale)가 특수코팅기술을 적용해 만든 페닉스를 비롯해 스테인리스·글라스·메탈 등을 사용했다.

이후 LG전자는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MoodUp)' 제품으로 한단계 진화한 기술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냉장고 도어 표면과 LG 씽큐(LG ThinQ)을 연동해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으로 냉장고 도어를 바꿀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LED 광원과 광원으로부터 유입된 빛을 고르게 확신시키는 도광판을 적용한 신기술을 사용해, 냉장고 상칸 22종·하칸 19종의 컬러를 원하는대로 조합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의 성능은 기본이고 어떤 인테리어와도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 색상, 소재 등을 갖춘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 라인업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며 "오브제컬렉션은 모으고 더할수록 공간 인테리어가 완성되며 가전으로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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