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코뿔소' 은행 가계대출, 지난달 6.8조 증가…사상 최대 또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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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11-0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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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국내 가계부채 이슈가 방관했다 더 큰 위험에 처하는 '회색코뿔소(Gray Rhino)'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달 국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086조원을 넘어서면서 또 한 번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우면서다. 정부가 뒤늦게 IMF 외환위기 등을 거론하며 가계대출 급증 리스크에 대한 엄포를 놓고 있지만 강화된 대출규제 등이 2~3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현장에서 적용되는 만큼 이미 불이 붙은 가계대출 확산세를 막는 데 아직은 역부족인 모습이다. 

한국은행(한은)이 8일 발표한 '월간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전월 대비 6조8000억원 증가한 108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가계대출 관련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달아 증가세가 이어진 것이다. 전월(+4조8000억원) 대비 증가 폭 또한 2조원가량 확대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확대 추세는 여전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주도했다. 지난달 은행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5조8000억원 늘어난 83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조1000억원) 대비 소폭 둔화된 수준이지만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됐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전월 대비 2만 가구 이상 늘어난 3만3000가구로 나타났다. 아파트 입주물량 역시 4만2000가구로 직전월(2만8000가구)과 비교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에대해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10월 주담대는 주택구입 자금을 중심으로 확대된 반면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직전월 대비 1000억원 가량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등을 통해 22개월 간 꾸준히 줄어들던 기타대출(245조7000억원)도 한 달 전보다 1조원 늘어나 증가 전환했다. 이는 분기 말 매·상각과 추석 명절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 등으로 줄어들었던 신용대출이 10월 초 연휴소비자금과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를 중심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차장은 "분기말 요인 등으로 감소했던 신용대출이 월초 연휴 소비자금 및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늘면서 증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급증세에 우려를 표하며 관리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 온 상황. 최근 금융당국이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중단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그에 따른 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한은 시각이다. 윤 차장은 "10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다소 확대된 것은 9월 추석 상여금 유입 효과, 분기별 부실 채권 상·매각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뒤 10월 들어 해소된 영향이 컸다"면서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기 전 신청한 대출들이 실행 중이어서 아직 가시적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으나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추석 연휴 이후의 주택매매거래 둔화 등이 두 세달가량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규모 추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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