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반도체 회복세 지속…'IT 수요·미중 갈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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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11-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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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하반기 이후 부진하던 반도체, 고성능 고용량 제품 중심 개선"

  • 가트너 "글로벌 D램 판매단가 반등…국내 재고도 내년 조정 마무리"

  • 긍정적 시장 전망 불구 글로벌 고금리·중국 경기 둔화 등 악재 산적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국내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올 4분기부터 내년까지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고금리 기조와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부진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미·중 갈등 심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도체 업황 개선을 제한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5일 한국은행 조사국은 '최근 반도체 경기 국면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부진하던 반도체 분야는 2분기 이후 생산과 수출금액이 고성능·고용량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지난 9월부터는 반도체 경기 선행지표 격인 D램 현물가격도 1년 6개월여 만에 상승 전환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는 1년 넘게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최근 인공지능(AI) 수요 호조에 힘입어 업황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PC나 스마트폰 등 전통적인 IT 수요 회복은 지연되고 있지만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 투자 확대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데다 주요 생산업체의 감산 효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은은 글로벌 IT 연구조사기관 가트너(Gartner) 등을 인용해 "글로벌 D램 수급 상황이 올 연말 초과 공급에서 초과 수요로 전환되고 판매단가도 저점에서 반등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 재고도 수급 여건 개선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 중 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을 통해서도 4분기 반도체 경기 회복을 발판으로 국내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실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세부내역을 보면 수출 부문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3.5% 개선됐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10월 수출 규모도 551억 달러로 전년 대비 5.1%로 상승 전환했고 반도체의 경우 감소 폭이 올 들어 가장 적었다. 이번주 한은이 내놓을 9월 경상수지 흑자 폭 역시 전월(10억7000만 달러)보다 개선됐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 업황 회복은 수출과 투자, 생산 등 실물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향후 경제 회복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예측이다. 한은은 "최근 반도체 수출은 물량뿐 아니라 단가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는 첨단공정을 중심으로 (주요 기업의) 반도체 장비 투자가 확대되고 생산도 늘면서 GDP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하방 요인도 거론된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 이슈와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IT 수요 부진이 심화할 경우 반도체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 갈등 격화도 반도체 업황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규제를 현 수준보다 더 높인다면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미국은 기존 고성능 반도체 외에 저사양 AI 칩까지 대중 수출 금지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압박 범위를 확대하는 중이다. 

이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품목과 수요처 다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한은의 조언이다. 이규환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비중이 높은 데다 비메모리의 경우에도 모바일 의존도가 커 다른 국가보다 변동성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 강화와 수요처 다변화 등을 통해 경기 진폭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반도체 수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상황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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