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인수 검토' 공식화한 우리금융...저축銀 부실에 '신중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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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3-10-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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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은행 취약' 우리금융..."수익 구조 다각화"

  • "저축銀 업계 4위로" vs "자산건전성 해친다"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사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사.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으로 저축은행 부실 위험이 급격히 커진 상항이라 인수에 따른 시너지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삼일회계법인과 실사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실사는 대상 기업에 대한 가치와 위험성을 평가하는 절차로 인수합병(M&A) 절차를 위한 첫 단추다. 실사 대상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다. 김건호 우리금융 미래사업추진부문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는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성장의 한계로 꾸준히 지적됐다. 올해 1~3분기 우리금융 전체 누적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89%로 KB금융(65.33%), 신한금융(68.07%)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식 때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고 말하는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시사해 왔다.

두 회사를 인수하면 우리금융저축은행 자산 순위가 저축은행 업계 4위로 올라선다. 현재 우리금융저축은행 자산 규모는 6월 말 기준 1조6104억원으로 자산 순위 30위에 그치고 있다. 상상인(3조2991억원)과 상상인플러스(1조5806억원) 자산 규모를 합하면 우리금융저축은행 자산 규모는 단박에 6조원대로 불어난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번 M&A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황 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M&A를 통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상상인과 상상인플러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1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실채권이 늘어나며 대손비용(회수 불능 금액)이 치솟은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저축은행을 최우선 인수 대상으로 분류한 결정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도 우리금융으로서는 고민거리다. 상상인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14.12%로 저축은행 중 가장 높다. 상상인플러스도 11.05%에 달한다. 79개 저축은행의 상반기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4.56%로 집계됐다. 이번 실사를 통해 두 회사 가치가 낮게 평가되거나 거래에 내재한 위험성이 확인된다면 M&A를 중단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 수익 다각화와 저축은행 업계 4위로 올라설 수 있는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자산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고 현시점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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