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일 칼럼] 메가시티 구상 …접근 방식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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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일 한국물류사업협동조합이사장
입력 2023-1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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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일 한국물류협동조합이사장]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당론으로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을 추진하면서 이른바 '메가시티' 논란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김포의 서울 편입이 추진된다고 하자 광명·구리·하남·고양·부천 등 다른 수도권 도시의 서울 편입 요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방은 지방대로 수도권 집중에 대한 반발이 심상치 않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정작 메가시티가 필요한 곳은 지방이라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자 최근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 조경태 위원장은 "서울이 기폭제가 돼서 서울·부산·광주 '3축 메가시티', 더 나아가서 대전과 대구를 잇는 '초광역 메가시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혔다. ‘메가시티’ 논란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필자는 40년 이상 물류분야에서 종사한 기업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정치적 논란을 지켜보면서 한심하고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메가시티와 같은 국가의 대사는 정치적 이해를 뒤로하고 범정부적 차원의 다각적인 검토와 준비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이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의 편익 증진과 행정개편이라는 단편적이고 미시적인 접근방식은 선거철 마다 반복되는 갈등의 씨앗이 된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종합 설계이다. 즉, 메가시티에 대한 구상은 국가의 혁신성장과 국토의 업그레이드, 더 나아가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목표로한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도시집중화는 세계적인 추세로 인구 수천만급의 초광역 메가시티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세계 경제와 산업도 클러스터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도시의 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서부의 LA와 샌프란시스크,  동부의 뉴욕과 펜실베니아  그리고 일본의 도쿄-오사카-나고야 3축은 주변 권역을 아우르면서 광범위한 메가시티 권역을 형성하고 있다. 국가간의 경쟁이 아니고 도시간의 경쟁시대가 본격화 된 것이다. 메가시티가 항공기보다 빠른 초고속 열차로 서로 연결되어 각기 하나의 도시국가와 유사한 역활을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대의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2013년 미국 서부 도시를 터널처럼 생긴 진공튜브 내에 차량을 초고속으로 이동시키는 '하이퍼루프'의 콘셉트를 세상에 공개한 뒤 세계 각국은 상용화를 위해 기술개발 경쟁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9년 세계 최초로 사업화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초고속 자기부상 시제 차량과 추진기술의 개발과 단거리 주행시험에 성공하는 등 이 분야에서 선두그룹에 속해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최고 시속 1200 km인 한국형 하이퍼루프 캡슐트레인 상용화에 성공하면 서울과 부산까지 KTX로 2시간30분 걸리는 거리를 20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 공상과학 만화에나 나오는 날라다니는 열차 이야기가 현실로 가깝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과 부산권 광주권 등 메가시티간 20분대 교통망 구축이 된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서울에서 부산이나 광주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전국 어디에서나 업무를 보고 저녁은 가족이 함께할 수 있다. 메가시티의 성공은 이같은 차세대 운송수단에 달려있다. 정치권은 힘을 모아 초고속 캡슐트레인의 도입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여야가 모두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가의 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메가시티는 권역별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대학과 종합병원, 제조공장과  기업 등이 권역별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전 국토에 골고루 분산 재편된다면 지금과 같은 수도권 인구 집중에 따른 부작용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기술의 발전은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수십년전 제조업의 길을 선택해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IT와 반도체 2차전지 조선 방산 원자력 등 첨단 전략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제 우리는 미래성장의 동력을 물류의 산업화에서 찾아야 한다.  글로벌 물류시장 규모는 매년 10%씩 성장해 2030년에는 16조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4차산업 혁명은 물류서비스 업그레이드와 물류산업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다행스럽게 한국은 글로벌 물류 최강국이 되기 위한 천혜적인 지리적 조건을 갖추었다. 2035년 전후해 북극 해빙으로 인한 상업선박의 운항이 가능해지면 아시아권 대부분의 선박은 부산을 경유해 유럽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부산에서 수에즈 운하를 경유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이어지는 2만Km의 항로가 북극항로로 대체되면 약 7천km의 단축 효과를 볼 수있다. 북극해 운항로 개설로  부산이 아시아권 최대 허브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겐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조선사업과 해운산업의 융합을 통해 글로벌 최대 해운 물류 강국이라는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해상 물류 뿐 아니라 한국은 대륙철도를 이용한 육상 물류의 종기착점이 될 수 있다. 현재 유럽까지 철도화물 운송과정은 너무 복잡하다. 배로 화물을 싣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긴 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남북한의 합의로 한반도를 철도가 연결될 경우 우리의 철도권역은 러시아-중앙아시아-유럽까지 확장된다. 더욱이 러시아-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건설이 가시화 될 경우 한국은 동북아 자원과 유통 물류의 중심국가로 우뚝 설 수있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보면 남북간의 철도와 가스연결이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항상 변수도 많다. 우린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 

 
총선을 앞두고 김포의 서울시 편입 논란으로 촉발된 메가시티 논란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는 없다. 어쩌면 정치적 공방전의 희생물이 되어 우리들의 관심 밖으로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메가시티 구상은 단편적인 접근보다는 위대한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한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또 이런 구상을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된다면 불필요한 혼란과 지역 갈등만 커질 것이다. 국회는 하루속히 메가시티 TF를 설치해 국가의 미래를 위한 각계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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