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역풍, 은행 건전성 관리 비상] 연체율 고공행진에…5대 은행 부실채권 상각·매각 두배로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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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10-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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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1~3분기 3조2201억원…전년 동기 대비 109%↑

  • 코로나19·저금리에 늘어난 대출…차주 상환능력 한계

  • 부실률·BIS비율 등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 개선 효과

서울 시내에 설치된 국내 주요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시내에 설치된 국내 주요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주요 은행들이 올해 상각·매각한 부실채권 규모가 3조원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관련 수치가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 잔액과 연체율 등이 급격히 오르자, 자산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선 당분간 연체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과 함께 부실채권의 상각·매각 행보 역시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해 3분기까지 상각·매각한 부실채권 규모가 3조220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기록한 1조5406억원보다 109% 많은 규모다. 지난해 연간 상각·매각한 부실채권 규모(2조2711억원)도 이미 넘어섰다. 5대 은행은 올해 2분기 1조3560억원, 3분기 1조73억원 등 매 분기 1조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있다.
 
5대 은행이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상각·매각하는 것은 자산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은행권 여신 규모가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 대출금 잔액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말 1698조6129억원에서 올해 7월 말 2210조3869억원으로 3년 7개월 만에 30.1% 증가했다. 이처럼 대출 잔액이 늘어난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각종 지원책이 종료되고 금리마저 빠른 속도로 오르자 기업·소상공인, 개인을 가리지 않고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은행권에서도 연체율·NPL(고정이하여신) 비율 등 부실률이 급등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단순 평균) 연체율은 0.31%, NPL 비율은 0.26%로 1년 전보다 각각 0.13%포인트, 0.05%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말 새로 발생한 연체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신규연체율도 5대 은행 평균 0.09%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자산건전성 지표로 꼽히는 BIS비율(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실채권 관리가 필수다. 부실채권 관리는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채권을 장부에서 지우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싸게 파는 방식(매각)으로 관리한다. 이 경우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들고 경우에 따라 대손충당금이 일부 환입돼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BIS비율이 개선된다.
 
금융권에서는 5대 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의 부실채권 대규모 상각·매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리와 부실률이 여전히 높고 금융회사 건전성 강화도 계속 화두에 오르고 있어 당분간 부실채권 대규모 상각·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이뤄진 중소사업자 이자 상환 유예 조치도 지난달 종료돼 연체율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선 부실채권 상각·매각 외 추가적인 건전성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실채권이 늘면 은행도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해 당기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다각적인 건전성 관리는 개별 은행의 연체율 관련 위험 회피에도 중요하지만 불안정한 금융상황에 따른 혼란을 막는 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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