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5% "포괄임금제 허용해야...근로시간 관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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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9-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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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수당을 미리 정해서 주는 현행 포괄임금제에 대해 찬반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유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포괄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는 300여 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현행 포괄임금제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의 74.7%는 ‘포괄임금제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4.3%에 그쳤다.

포괄임금제는 정해진 근로 시간 이외의 수당을 미리 정해서 기본급과 함께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한 달 동안 일정 시간 연장근로를 하는 것으로 수당을 사전에 책정해 월급에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노동계에서는 이를 두고 ‘초과수당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일한다’ 입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포괄임금에서는 초과근로 유인이 없어 불필요한 야근을 막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사 기업의 51.6%는 포괄임금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근로 시간 관리·산정 쉽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실질 임금감소로 근로자 불만’(31.6%), ‘시간외수당 등 인건비 증가 우려’(28.9%), ‘엄격한 근로 시간 관리에 대한 근로자 불만’(28.4%), ‘포괄되었던 시간외수당을 기본급화 요구’(16.4%) 등 순이다.

포괄임금제가 정하는 시간외수당이 실제 시간 외 근로 시간의 대가와 비슷하거나 더 많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업들은 지급하는 수당(연장·야근·휴일근로수당)과 실제 시간 외 근로 시간이 비슷하다는 응답이 47.5%, 오히려 포괄임금제에서 주는 시간 외 수당이 더 많다는 의견은 28.6%였다. 반대로 실제 시간 외 근로 시간보다 더 적다는 응답은 15.2%에 그쳤다.

포괄임금제 도입 유형을 살펴보면, 절반이 넘는 기업(52.5%)들이 기본급과 별도로 일정 초과근로시간을 예정하고 그에 대한 정액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이어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해 시간외수당과 구분하되 구체적 내역은 명시하지 않은 ‘정액수당제’가 29.2%였고,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않고 시간 외 수당까지 합쳐 월급을 지급하는 ‘정액급제’가 18.3%였다.

포괄임금제 적용대상과 관련해서는 ‘전체직원’(43.9%) 또는 ‘사무직’(42.5%)이 가장 많았으며, ‘생산·현장직’(21.3%), ‘영업·외근직’(19.3%), ‘연구개발직’(16.3%), ‘IT직’(4.3%) 등 순으로 뒤따랐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포괄임금제는 노사 합의로 산업현장에서 오랜 기간 유용하게 활용돼 온 임금산정 방식”이라며 “포괄임금제 폐지를 논하기 전에 경직적인 근로시간제도를 노사의 자율적 선택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며 이를 통해 기업경쟁력 향상과 근로자 삶의 질 향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소재 대한서울상공회의소 회관 전경 사진대한상의
서울 중구 남대문로 소재 대한서울상공회의소 회관 전경 [사진=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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