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있수꽈" 사투리에도 답변 척척…'클로바X', 챗GPT보다 뭐가 더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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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두 기자
입력 2023-08-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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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경상 등 지역 사투리 이해도 높아

  • 시 작성 등 글짓기 실력은 바드가 우세

  • 준비 부족으로 서비스 차질도

DAN 컨퍼런스 2023 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23'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최근 베타 버전으로 공개한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바X'가 고도화된 우리말 학습을 앞세운 강점으로 국내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역 사투리를 알아듣는가 하면 요구한 제시어에 맞게 시를 작성하는 역량도 갖췄다. 베타 출시 이후 계속된 개선으로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 눈에 띄게 줄어든 점도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지난 24일 베타 버전으로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구동하며, 창작·요약·추론·번역·코딩 등 활동을 통해 이용자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한다. 이전 버전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는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했는데, 하이퍼클로바X는 이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다.

제주도 등 지역 사투리를 정확히 이해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제주 사투리는 한국어와 발달 계통이 달라 사람도 사전에 뜻을 알아야 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다. 클로바X는 이러한 언어적 특성을 반영한 질문도 알아들었다.

실제로 클로바X에 '해녀들이 한 몸추룩(표준어: 한 몸처럼) 움직여야 되는 이유는?'라고 묻자 바다 '작업 특성상 안전성과 수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어진 '그 많던 해녀들은 다 어디있수꽈(어디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고령화돼 은퇴하거나, 해녀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젊은 세대들이 해녀 교육을 받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해녀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챗GPT3.5·바드 등 해외 챗봇과 명확한 차별점을 보인 건 경상도 사투리로 작성된 글을 제시했을 때다. 경상도 사투리는 실제 전달하는 의미와는 다르게 다소 공격적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클로바X는 그 특성을 파악하고 해당 제시글이 주는 의미를 분석해냈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경상도 사투리 기반 글을 클로바X와 챗GPT에 주고 작성자가 누군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작성했는지 물었다.

해당 글에는 작성자가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울고 괴로워하는 상대방 여자를 위로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글쓴이는 '문디 가스나야 만다꼬 질질짜면서 방구석에 쌔리 공기가 있노…금마 끌베이 가뜬데 엥가이해라 니속만 디비진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금마 아이라도 까리하고 혼빵가는 아들 천지빼까리다 고다꼬솩쌤이 추잡꾸로 그게 뭐꼬 고마 질질 짜라 엥가이 했으니까네'라며 상대방을 다소 나무라는 듯한 목소리를 낸다. 

이에 대해 클로바X는 '위 글은 경상도 사투리로 쓰인 시이며, 작성자는 여성으로 추정된다'고 봤다. 또 '글의 내용은 다소 거칠지만, 작성자의 감정이 솔직하게 표현돼 있으며 상대방에게 따끔한 조언을 건네는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작성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챗GPT는 해당 글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같은 글을 받은 챗GPT는 '작성자가 누구인지 또한 작성자의 정확한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다만 경상도 사투리 어조 영향인지 '글을 살펴보면 불만이나 분노, 혹은 어떤 불쾌한 상황에 대한 내용으로 보인다. 글 내용에서 사용된 표현과 어조는 화자의 불편함과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클로바X의 일시적인 서비스 차질로 한국어 특화 서비스가 주는 기대감이 다소 줄어들었다. 당초 네이버가 예상한 클로바X 접속자 수보다 더 많은 이용자가 단시간에 몰리면서 베타 출시 당일 질의응답 등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일부 이용자에는 클로바X와 질의응답 시 '현재 요청량이 많아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뜨기도 했다. 네이버는 오는 11월 이용자 편의성을 높인 더 개선된 클로바X를 공개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로바X의) 특정 기능 업데이트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용자 편의성 향상, 사용성 확대 등을 고려한 기능 고도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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