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 곧 법" 리셀 플랫폼, 주먹구구식 정책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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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3-08-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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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랫폼마다 검수 기준 제각각 페널티와 보상정책서 소비자 불만

  • 2022년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신청 건수 전년 대비 251% 급증

  • 소비자원 "플랫폼 내 분쟁 해결 위한 자체 기준과 절차 마련해야"

네이버 계열사인 리셀 플랫폼 크림의 홈페이지 판매 화면 사진크림 홈페이지 캡쳐
네이버 계열사인 리셀 플랫폼 '크림'의 홈페이지 판매 화면 [사진=크림 홈페이지 캡쳐]
상품을 재판매하는 '리셀 플랫폼'의 주먹구구식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리셀 플랫폼의 제각각인 검수 기준과 페널티, 보상정책 문제 등으로 소비자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플랫폼들은 개인 간 거래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17일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재판매 플랫폼 4개 사(크림·솔드아웃·스탁엑스·아웃오브스탁)의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22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재판매 플랫폼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전년 대비 251.3% 증가했다. 

피해구제 신청 사유는 '품질 하자'가 52.1%로 가장 많았고, '계약해제·위약금' 29.4%, '부당행위' 10.8% 순이었다.

상품을 재판매해서 수익을 올리는 이른바 '리셀 테크(재판매+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리셀 플랫폼'이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업계 1위 사업자인 네이버 계열사 '크림'의 매출은 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0% 급증했다. 같은 기간 무신사 자회사 에스엘디티(솔드아웃) 매출은 111억원으로 593.7% 증가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2021년 24조원으로 커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21년 7000억원 규모였던 리셀 플랫폼 시장이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고, 2025년에는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듯 리셀 플랫폼의 몸집은 매년 커지고 있지만,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면 허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조사에서 플랫폼 이용과정에서 불만·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20.5%였다. 그중에서 '불성실 검수 혹은 검수 불량'을 꼽은 사람은 46.3%에 달했다. 

판매자가 물건을 보내면 리셀 플랫폼에서 검수를 거쳐 정품·하자 여부를 따져보고 판매를 진행한다.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플랫폼의 검수를 거친 상품만 판매되기 때문에 믿고 거래하게 된다. 

그러나 검수 품목을 구분해서 공개하는 업체도 일부에 불과했으며, 검수 기준을 아예 공개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크림 측은 검수 기준을 "판정하기 모호한 상품 상태, 비특정적 상품 상태, 특정 모델의 제조공정에 따른 개체 차이와 관련해서는 검수센터 책임자의 최종 판단하에 결정하게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리셀 플랫폼을 자주 이용한다는 소비자 김모씨(34, 남)는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 검사 불합격 받은 제품을 다시 보내면 합격하는 등 검수자에 따라 기준이 제각각인 것 같다"면서 "한번은 구입한 티셔츠에 로고가 없는 불량품을 받은 적도 있어서 검수 방식에 의문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또 리셀 플랫폼의 '일방적 거래 취소'와 '거래취소 관련 페널티' 부과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고객은 각각 37.6%, 32.2%로 나타났다. 

리셀 플랫폼에서는 취소사유에 따라 판매자에게 상품 가격의 5~15%의 페널티를 부과한다. 그러나 거래 취소로 피해를 보는 구매자에게 지급되는 보상은 없거나 2.5~7.5% 수준이었다. 

거래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지만, 정작 플랫폼 내에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기준이나 해결 방식도 미흡한 상태다. 크림과 아웃오브스탁은 '개인 간 거래 분쟁에 원칙적으로 플랫폼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약관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도 대동소이한 기준만 마련한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판매 플랫폼 사업자에게 검수 기준 안내 등 이용자 분쟁 해결을 위한 기준과 절차 마련 등을 권고했다"면서 "소비자들은 이용 및 취소 수수료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거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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