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온 초전도체 꿈 가득했는데...해외 연구진은 "가능성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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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8-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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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연구진 "LK-99, 초전도체 아닐 가능성 커...자석 추정"

  • 초전도체 연관 주식 폭락 가능성↑...투자자 주의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두고 해외 연구진들이 '초전도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검증 결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에 상온 초전도체 개발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주식들이 폭락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리이론센터(CMTC)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공개 논문에 따라 진행한) 지금까지 재현 실험을 통해 LK-99는 저항이 큰 저품질 물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CMTC는 "LK-99는 상온과 초저온에서도 초전도체가 아니었다. 슬프게도 우리는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진실과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 데이터가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이어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닌 근거로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 베이징대학 국제양자물질센터, 인도 국립물리연구소 등이 공개한 검증 결과도 함께 소개했다. 중국 난징 국립동남대 연구진의 LK-99 재현 실험에서도 초전도체의 특징을 찾지 못했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4일 인터넷판에 올린 기사를 통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 등장에 많은 학자가 재현 시도 중이지만 실험·이론으로 재현하려는 초기 노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연구자들도 회의적"이라며 "어떤 연구도 LK-99가 초전도성을 지닌다는 직접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초전도체란 전기저항이 0옴이 되는 초전도 현상과 물질 내부의 자기장이 외부로 밀려나는 마이스너 효과가 일어나는 물질을 말한다. 두 효과를 토대로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의 수명을 극적으로 연장하고 자기부상열차 등의 개발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 인류 문명사를 혁신할 '꿈의 물질'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현존 초전도체는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243도 미만)에서만 관련 성질이 나타나 실생활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때문에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상온 초전도체를 만들거나 발견하면 노벨상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많은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논문을 공개했으나 실제 초전도체로 인정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지난 2020년 미국 로체스터대 디아스 연구팀은 탄소질황수소화물을 이용해 상온(15도)에서 초전도체를 구현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현성이 없다는 이유로 네이처 논문 게재가 취소됐다. 2021년에는 같은 대학에서 이트륨 수소화물로 영하 11도에서 초전도체를 구현했다고 발표했으나 올해 논문이 취소됐다.

CMTC는 이날 "LK-99의 플랫밴드는 초전도 대신 자기 불안정성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가 분석결과를 내놨다. 플랫밴드는 반도체 밴드 다이어그램에서 전압 강하가 없는 수평 부분을 의미한다. 앞서 일부 연구진이 LK-99에 플랫밴드 구조가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LK-99가 초전도체라는 증거 중 하나로 인용됐다. 미국 프린스턴대, 스페인 도노스티아 국제물리센터,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 화학물리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도 "LK-99는 상온 초전도체라기보다는 자석일 가능성이 크다"는 논문을 게재했다.

해외 연구진들이 LK-99의 상온 초전도체 가능성을 잇달아 부인함에 따라 초전도체와 연관이 있다고 여겨지는 회사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때 주당 1만5000원 선에 육박했던 덕성·서남의 주가는 주당 7000원 선까지 떨어졌다. 초전도체가 부각되기 전 두 회사의 주식은 주당 3000~4000원 선이었다. 반면 LS전선아시아의 주가는 급락과 폭등을 반복하고 있다. 주당 1만13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주당 8590원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20% 이상 오르며 주당 1만원 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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