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이어 태풍 소식에 결국 '백기'…미완으로 끝난 '새만금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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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전북)=조현미 기자
입력 2023-08-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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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초속 15m 이상 강풍반경에 들어

  • 세계스카우트연맹 등 우려 반영해 결정

  • K-팝 콘서트 장소, 상암 등으로 옮길 듯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오후 전북 부안군 잼버리 프레스센터 브리핑실에서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 앞서 모두말씀을 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오후 전북 부안군 잼버리 프레스센터 브리핑실에서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행사 초기 폭염 문제로 몸살을 앓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사실상 조기 폐영한다.

정부는 카눈이 이번 주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전망되자 전북 부안에서 열리고 있는 새만금 잼버리 참가자 3만6000여 명을 비상 대피시킨다. 참가자들은 8일 오전부터 버스를 이용해 수도권 일대 시설로 이동한다.
 
8일부터 대원들 수도권으로 비상 대피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본부장은 7일 오후 잼버리 프레스룸에서 '태풍 북상에 따른 비상 대피 계획 브리핑'을 하고 8일 오전 10시부터 잼버리 참가자들이 영지에서 비상 대피한다고 밝혔다. 애초 12일까지였던 새만금 일정을 나흘 앞당겨 끝내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태풍이 내습하면 전라북도가 영향권에 들게 돼 잼버리 영지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6일 대통령께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지시해서 이 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피 계획에는 세계스카우트연맹과 각국 스카우트 대표단의 우려와 요청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대피 장소는 수도권에 있는 시설이다. 김 본부장은 "전국 지자체 협조를 통해 태풍 직접 영향권이 아닌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기관과 민간 교육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숙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상 대피 인원은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156개국 3만6000여 명이다. 이번 잼버리에는 4만3000여 명이 참가했지만 영국과 미국이 폭염 등을 이유로 일찌감치 퇴영하며 인원이 줄었다. 이들은 8일 오전 10시부터 버스 1000대 이상에 나눠 타고 다른 지역으로 향한다. 김 본부장은 "버스는 국가별로 배치하고 의사 소통 편의를 위해 통역요원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오는 11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팝 콘서트 장소도 상암이나 잠실경기장 등 서울로 옮길 계획이다.

비상 대피 계획은 이날 정오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공식 누리집에 관련 공지를 올리며 알려졌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한국 정부는 태풍 영향 때문에 조기에 야영장을 떠나기로 결정한 대표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참가자들이 한국 내 다른 지역에서 잼버리 경험을 이어갈 수 있게 약속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이 한국 체류 기간과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필요한 모든 자원과 지원을 제공할 것을 한국 정부에 긴급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태풍 '카눈' 10일 한반도 상륙해 북상
조직위가 비상 대피 카드를 꺼낸 것은 태풍 카눈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다. 기상청 태풍 정보와 브리핑을 종합하면 카눈은 강도 '강'을 유지한 채 오는 10일 오전 9시 부산 남서쪽 90㎞ 해상에 도착할 전망이다. 태풍 강도 '강'은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으로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남해안에 이르렀을 때 카눈 강도는 '중'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남해안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2도 높아 태풍이 세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카눈은 북서진을 거듭해 한반도를 관통하겠다. 이 여파로 전국이 초속 15m 이상인 구역을 뜻하는 강풍 반경에 들겠다. 새만금 잼버리가 열리는 부안 역시 카눈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어 11일 오전 9시 함흥 남서쪽 40㎞ 지점까지 북상하고 12일 오전 9시에는 한반도를 넘어 중국 동북부에 이르겠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를 비롯해 중국 중앙기상대, 대만 교통부 중앙기상국 등 주변국 기상당국도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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