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회동…'여권 견제·민주당 단합' 공동 목표 확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만찬 회동을 통해 여권 견제와 민주당 단합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두 인사의 만남으로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만찬에는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윤영찬 의원도 참석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당이 단합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선거에서 애를 많이 쓰셨던데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 드렸다”며 인사했고, 이 전 대표는 “그동안 당을 이끄느라 수고 많으셨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양측 지지자들의 갈등이 격화했던 지난해 20대 대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양측은 정부와 여당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나 국가의 미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폭주와 대한민국 불행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여권 견제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고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잘 이끌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전 대표를 향해 “많이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당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선 대담한 혁신이 필요하며, 혁신은 도덕성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고, 당내 분열의 언어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회동은 이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을 마친 후 지난달 24일 귀국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양측은 이달 11일과 19일에도 만날 예정이었지만, 폭우로 일정을 취소했다.

그간 민주당 내에서는 양측의 조속한 회동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실패를 면하기 위해서는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나서서 당내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었다.

민주당 내 인사들은 이번 만찬 회동이 계파 갈등을 진압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