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출근 후 업무폭탄과 학생 난리"...유족, 서이초 교사 일기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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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3-07-2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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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족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증거...철저한 진상규명 해달라"

사진서울교사노조
[사진=서울교사노조]
"월요일 출근 후 업무폭탄과 학생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초등교사 A씨의 일기장)

서울 서초구 내 한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된 새내기 교사 A씨의 일기장이 공개됐다. 유족과 교육계에선 "이번 일을 교사 개인적인 일로 치부해선 안 된다"며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중대한 교권침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지난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고인의 일기장 중 내용 일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개한 고인의 노트 사진을 보면 숨지기 약 2주일 전인 지난 3일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가 적혀 있다. 

고인의 일기엔 "금~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 처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월요일 출근 후 업무폭탄과 OO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고 쓰여 있다. '난리' 앞에 쓰인 글자는 학생의 이름으로 보인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고인은 일기에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고 적기도 했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생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제보를 통해 학생 하나가 큰 소리를 지르는 등 고인이 힘들어했다는 정황을 밝혔다"고 했다. 노조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민원에서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초등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학생들 사이 실랑이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A씨가 학부모들과 접촉한 사실은 있지만, 별다른 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교육부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시교육청·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과 함께 꾸린 합동조사단을 통해 숨진 교사 A씨의 사망 경위에 대한 집중 조사를 실시한다. 조사단은 A씨의 업무분장, 해당 학급의 담임 교체 현황, 학교폭력 관련 사안 처리 현황,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현황,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근무 상황 등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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