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문콕 30초면 스스로 복구...2~3년 후 생산車에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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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입력 2023-07-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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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기아 '나노 테크데이 2023'서 신기술 공개

  • "모빌리티 산업 변화 선도할 핵심 열쇠"

  • 셀프 힐링·투명 태양전지 등 6종 선봬

# 직장인 A씨는 범퍼 쪽에 약간 긁힌 것을 발견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차에 적용된 셀프 힐링 기술로 곧장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언제 충전했는지도 잊었다. 태양전지가 차량 곳곳에 적용돼 있어 충전이 필요하지 않다. 지하주차장에 자리가 없어 야외 주차장에 차를 댔다. 한여름이라 차 안이 엄청 더울 것 같았지만 글라스에 부착된 특수한 필름이 차 안을 한결 쾌적하게 만들어 준다.

현대차·기아가 이 같은 나노 기술을 활용한 혁신 소재를 조만간 차량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20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나노 테크데이 2023'을 개최하고, 미래 모빌리티 실현을 위한 근간이 될 나노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초기 조건의 사소한 변화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나비효과’에서 착안해 ‘나노효과’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종수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장(부사장)은 “기술 혁신의 근간에는 기초이자 산업 융합의 핵심 고리인 소재 혁신이 먼저 있었다”며 “산업 변화에 따른 우수한 첨단 소재 기술을 선행 개발해 미래 모빌리티에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1970년대부터 소재 연구에 착수했고 1990년대 후반부터는 첨단 소재를 중점 연구하는 조직을 갖추고 대규모 투자와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첨단 소재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소재가 모든 모빌리티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전동화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혁신 역시 소재라는 원천 기술이 뒷받침돼야 구현이 가능해진다. 현대차·기아는 특히 전동화 체제 전환과 탄소중립 등 한층 거세게 불고 있는 모빌리티 산업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해법 역시 소재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신소재 개발과 친환경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을 적용한 소재 사진현대자동차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을 적용한 소재.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가 이날 최초 공개한 나노 소재 기술은 총 6가지다. 손상 부위를 스스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을 비롯해 △나노 캡슐로 부품 마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자동차와 건물 등 투명 성능이 요구되는 모든 창에 적용할 수 있는 ‘투명 태양전지’ △세계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모빌리티 일체형 ‘탠덤 태양전지’ △센서 없이 압력만으로 사용자 생체신호를 파악하는 ‘압력 감응형 소재’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 등이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기술은 나노 기술을 활용해 차량 스크래치(상처)를 스스로 복원하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이었다. 이 기술은 상온에서 별도 열원이나 회복을 위한 촉진제 없이도 두 시간여 만에 회복될 뿐만 아니라 반영구적으로 치유가 가능하다. 셀프 힐링 소재가 코팅된 부품에 상처가 나면 분열된 고분자가 화학적 반응에 의해 맞닿아 있던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활용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소재 기술을 차량에 적용하면 ‘문콕’과 같은 작은 흠집은 30초 정도면 스스로 복구된다"며 "안전과 관련한 센서와 카메라 렌즈 분야부터 시작해 도장면, 외장 그릴 부문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 적용 시점은 2~3년 후를 목표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태양전지를 활용한 충전 기술과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 기술 역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홍승현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장(상무)은 "이날 공개된 나노 기반 기술들은 현대차그룹 소재 전문가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나노 소재 기술은 모빌리티 산업 변화를 선도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나노 테크데이 2023 행사장에서 이종수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장부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20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나노 테크데이 2023' 행사에서 이종수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장(부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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