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결정에 반색…적격비용 재산정은 폐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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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7-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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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카드사들이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유지 결정을 반색하고 나섰다. 최근 조달과 위험(연체율) 관리비용이 급증하면서 경영 환경이 크게 악화한 상황에 당장 눈앞의 큰 부담을 덜어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여전히 지속 성장을 담보할 여건이 불확실한 만큼 올 3분기 발표를 앞둔 적격비용(수수료율 근거가 되는 원가) 재산정제도 등은 반드시 폐기돼야 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19일 "삼성페이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국내 카드사들과 재계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뒤 카드사들과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맺고 계속 연장해왔다. 이 협약에는 삼성전자가 카드업체에 삼성페이와 관련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이견이 없는 한 이는 자동 연장됐다.
 
그러나 지난 5월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이 협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드업계에서는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얼마 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 간편 결제서비스인 애플페이가 카드사에 최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이러한 흐름은 급물살을 탔다.
 
이에 일부 관계자들은 카드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 혜택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수수료 무료 방침을 유지하면서 카드사와 공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드사별 세부 계약 기간과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카드사들은 이러한 삼성전자 측 결정에 대해 일단 한숨 돌렸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에 애플페이와 동일한 0.15%의 수수료를 부과했다면 총 1000억원 규모 추가 지출 발생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이후 경영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금융당국이 올 3분기 중 발표를 예고하고 있는 ‘적격비용 제도’는 반드시 폐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재산정 주기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적격비용은 금융당국이 3년 주기로 재산정하는 일종의 원가 개념이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 측 자금조달비용·위험관리비용·일반관리비용·밴(VAN) 수수료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다. 이를 토대로 향후 3년간 적용될 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이 결정되는데 매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7년 3.6%에 달했던 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은 1.1~1.5%까지 떨어졌고 영세 가맹점은 4.5%에서 0.5%로 급격히 줄었다. 카드사로서는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셈이다.
 
이로 인한 실적 악화는 이미 가시화됐다. 지난해 전체 카드(신용·체크) 이용액이 전년보다 12.1% 늘어난 상황에도, 카드 수수료는 오히려 4% 줄었다.
 
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현재 조달금리 상황 등을 고려하면) 다음 재산정 주기에는 가맹점 수수료를 오히려 올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이러한 조치가 총선 때 소상공인 반발을 살 것을 우려해 단순히 주기만 연장하며 마무리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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