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리포트] '2027년 매출 5조' 선언한 현대오토에버, 차량SW플랫폼 전방위 확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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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3-07-1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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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2025년까지 모든 차종 SDV로 전환 목표

  • 커넥티드카 가입 차량 2000만대로 증가할 전망

  • 현대오토에버, SDV 전환 핵심 역할 담당

  • 서정식 대표 5년 내 연매출 5조원 계획

  • 삼성증권 등 증권사 연이어 긍정 전망 내놔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 사진현대오토에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 [사진=현대오토에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자동차가 단순이동 수단에서 '바퀴 달린 스마트 기기'로 진화하면서 소프트웨어(SW)가 완성차 업계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를 잘 반영하는 키워드가 바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이다. 미래차 시장을 주도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커넥티드카 등도 SDV 전환은 필수가 됐다.

과거 주행 성능이나 하드웨어 품질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던 전통 차량 제조사들은 이제 SDV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작년 10월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 판매하는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도 포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재 SDV의 초석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리고 상품성을 높이는 건 기본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웹페이지 캡처
[사진=현대차그룹 웹페이지 캡처]
또 현대차그룹은 SDV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사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한 글로벌 차량이 기존 1000만대에서 오는 2025년 20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커넥티드카에서 생성하는 빅데이터를 통해 새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고, SW 업데이트·구독 등 이용자에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제품군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발해 하나의 계정만으로도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로보택시, 로봇 등과 연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래차 설계에 빠져서는 안될 SDV를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SDV는 하드웨어 교체 없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만으로도 차량 내 내비게이션은 물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센서·와이퍼·배터리 등 차량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차체, 부품 등 하드웨어를 별도로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 평균 수명을 15년이라고 봤을 때, SDV는 자동차 교체 주기를 늘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SDV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이용자의 차량 경험을 높임과 동시에 맞춤 서비스로 더 다각화된 이용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어서다. 각종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등을 포함한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SDV 시장 규모는 2020년 180억 달러(약 22조원)에서 2025년 520억 달러(약 6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6일 발간한 'SDV SW 테트리스' 보고서에서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은 모두 SDV를 내세우며 제2의 테슬라 포지션을 향해 경쟁하고 있다"면서 "SDV로 전환은 SW업체와 IT 기반 부품 업체에게는 기회, 기존 부품 업체에는 위협, 그리고 완성차 업체에는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SDV 시장 선두에는 현대기아, 메르세데스 등 그룹이 자리했다고 설명했다.
 
모빌진 브랜드 이미지 사진현대오토에버
모빌진 브랜드 이미지 [사진=현대오토에버]
◆현대오토에버 '모빌진' 중심 매출 성장 전망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 과정에서 IT자회사 현대오토에버가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SW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1년 4월 현대오토에버를 상장 법인으로 두고 현대오트론과 현대엠엔소프트를 합병하며 탄생했다. 합병 비율은 현대오토에버 대 현대엠엔소프트 대 현대오트론이 1:0.96:0.12이었다.

합병 이후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600억원, 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36.7% 증가했다. 이는 운전·조종석 공간인 콕핏과 내비게이션 시스템 통합, 제품 고사양화, 커넥티비티 서비스 증가, 차량 SW 플랫폼 '모빌진' 확대 등 영향이 주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모빌진 플랫폼은 현대오토에버의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한 사업 축으로 꼽힌다. 이 플랫폼은 글로벌 개발 표준 오토사(AUTOSAR)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모빌진 클래식 △모빌진 어댑티브 △모빌진 시큐리티 등으로 나뉘어 제공 중이다. 자동차 업계가 양산하는 200종 이상 제어기에 적용된다. 오토사는 토요타·포드·보쉬·BMW·GM·PSA 등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업체의 주도하에 2003년 출범한 개방형 자동차 SW 표준이다.

최근 현대오토에버는 향후 5년 내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는 지난달 28일 열린 '2023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27년까지 연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며 "이는 연평균 14%의 성장률로, 차량 SW가 연평균 19%, 엔터프라이즈 IT가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R&D)을 포함해 최대 1조1000억원 투자를 비롯해 국내외 인력 풀을 기존 6000명에서 2027년 8100명까지 확대하겠다는 등 계획도 밝혔다.

◆증권사 리포트도 긍정 평가

증권사도 연이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5년 내 목표 매출 5조원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가장 할 일이 많은 회사"라며 "2027년 매출 5조원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초과 상향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를 이끌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 팩토리 부문과 차량 SW 개발 환경 및 가상 검증 플랫폼을 꼽았다.

또한 현대차그룹 차량에 적합한 오토사를 탑재하는데 모빌진이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삼성증권은 "SDV 전환을 위해 미들웨어 내재화와 고도화 필수"라며 "현대차그룹은 보디 편의 장치, 자율주행, 차량의 아키텍처 개발에 운영체제(OS)는 오토사를 채용하고 있다. 모빌진은 오토사를 현대차그룹 차량 특성에 맞게 조정하고 여러 애플리케이션(앱)과 연결해준다"고 설명했다.

현대오토에버는 모빌진 클래식과 더불어 최근 독일 업체들이 탑재하기 시작한 오토사 어댑티브 관련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모빌진 기반 어댑티브는 오는 2025년 전후로 출시될 예정이다. 신영증권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현대차와 앱티의 합작사 '모셔널'이 로봇택시에 완전주율주행(레벨4~5) 기능을 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선행 기술의 경우 포티투닷, 티어-2 SW·미들웨어SW는 현대오토에버가 분업 혹은 협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미래차 기술 개발이 분업화하는 가운데 현대오토에버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도 "동사는 SW 개발·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인·아웃 비히클(vehicle) 영역에서 고속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며 "SW 전환기 역할이 불투명하다는 우려와 달리 SDV 도입 과정에서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5만원을 유지했다.

DS투자증권도 미래 현대차 그룹 SDV 전환에 현대오토에버가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고 주식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주가(신규)는 16만5000원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25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현대차 그룹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90% 내 제어기에는 현대오토에버 '모빌진 클래식' SW가 탑재돼 있다"면서 "이는 앱 SW와 제어기 하드웨어의 효율적 구동을 위해 미들웨어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향후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OTA를 구현하려면 전기 전자 아키텍처 통합이 필요하며 그 기반의 SW가 표준화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모빌진 소프트웨어가 활용된다. 향후 이러한 통합 제어기 차종은 레벨3 구현을 위해서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모빌진이 적용될 차종은 늘어날 예정이라 기대감도 더 크다. 김 연구원은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2021년부터 GV60, GV90의 자율주차 제어기 내 SW를 담당하기 시작했으며 2025~2026년 40여개 차종에 확대 적용된다"면서 "수익 창출 방식은 프로젝트 기반의 일회성 성격이 아닌 차종당 및 제어기당 라이선스 매출로 구독형 수익 모델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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