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로 사업 접는 온투업계...저축은행으로 번지면 실물경제 타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민영 기자
입력 2023-06-27 16:0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동산 관련 대출에 주력해 온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업·전 P2P금융) 사업체가 영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온투업 라이선스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업체가 가진 채권을 저축은행이 매수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투업체 비드펀딩은 오는 30일 영업을 종료한다. 비드펀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 전문 P2P 대출 플랫폼으로 2021년 8월 금융위원회에서 인가를 받았다. 초창기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를 이겨내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업계 7위였던 그래프펀딩도 영업을 종료해 온투업계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안전 자산 선호 현상과, 부동산 불황으로 인한 대출 축소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비드펀딩뿐만 아니라 하이펀딩, 온투인 등 중소형 온투업체도 대출 잔액 0원을 기록해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온투업체가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해서 바로 시장에서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체가 시장에서 철수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영업 라이선스도 반납해야 하는데 남은 채권에 대한 상환 계획을 금감원과 조율해 상환해야만 반납이 완료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일부 업체는 당국과 남은 채권을 상환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온투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다른 온투업체가 그들을 매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이 매입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온투업체에서 대출받은 차주가 저축은행에서 대환대출을 받는 등 연결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드물기는 하지만 온투업체가 저축은행에 채권을 매각하는 사례도 있고, 온투업체에서 대출받은 차주에게 등기상 하자를 정리하고 저축은행 대환대출을 소개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뜩이나 어려운 저축은행이 온투업체 부실채권을 끌어안으면서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저축은행 부실률은 지난 1분기 4.64%로 지난해 3분기 이후 증가 추세다. 부실이 커지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대출채권을 늘리면, 분모인 총 대출량이 늘기 때문에 부실률이나 연체율이 단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는 착시일 뿐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을 키우는 꼴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동진 상명대 교수는 “저축은행이 부실채권을 더 떠안게 된다면 리스크가 터질 가능성이 빠르게 늘어난다”며 “현재 가계부채가 과도한 한국에서 급격한 신용경색이 발생해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