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동산 정책포럼]우병탁 신한은행 팀장 "부동산 투자, 최고의 타이밍은 없다...대출·상환능력 있다면 갈 길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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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06-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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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패밀리오피스CELL 부동산팀장이 '집 사? 말아? 고금리 시대 내집마련 전략'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3.06.2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동산, 특히 내가 살 집을 구매하는 데 최적의 타이밍은 없다.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되 대출 여력, 가계 부담 등 본인의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패밀리오피스CELL부동산 팀장은 22일 아주경제신문이 주최한 '2023년 부동산정책포럼'에 참석해 '집 사? 말아? 고금리 시대 내집 마련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서울 주택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가장 최고점에 집을 샀다는 이른바 '부동산 똥 손'들도 보유 8년 정도면 대부분 취득가격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영끌족들의 사회·경제적 문제는 단순히 '집을 샀다'가 아닌 무리하게 취득하는 과정에서 오는 부작용"이라며 "가계의 대출을 포함한 부담 여력을 고려한 뒤 개인 상황에 맞게 했던 선택은 결과적으로는 언제나 바람직한 선택인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장에 16년간 몸담으면서 다양한 사례를 접한 결과 중요한 건 언제 집을 샀느냐보다는 어떤 집을 샀느냐, 또 (내)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했느냐의 여부였다"고 했다. 

우 팀장은 "현재 서울에 있는 아파트가 177만 가구 정도인데 경매 물건은 215건에 불과해 고금리, 역전세난 등 다양한 경기 상황과 비교하면 경매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하반기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경매가 쏟아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월세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현 시장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 팀장은 "결국 실거주할 집을 구매하지 않는다면 임차로 살아야 하는데 최근 주목할 점 중 하나는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반면 월세 가격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라면서 "전세를 기피하는 수요자들이 월세로 쏠리면서 월세의 상승 변동폭이 전세 하락폭보다 커지는 상황이 서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당분간 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본인의 상황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그는 '다주택자=투기꾼'으로 보는 고정관념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팀장은 "다주택자와 1주택자가 있다고 보면 보통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보지만 만약 다주택자가 10년 보유자, 1주택자가 1년 보유자라고 하면 관점이 또 달라질 것"이라면서 "실제 주택시장을 둘러싼 상황은 개별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정책을 짤 때는 한 방향으로 치우치면 안된다"고 했다.
 
이어 영국의 '난로세'와 '창문세'를 거론하며 현실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을 주문했다. 난로세는 집집마다 설치된 벽난로에, 창문세는 건물의 창문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 제도로 일종의 부자 증세다. 난로와 창문 모두 부유할수록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입 후 막대한 반발에 부딪혀 난로세는 명예혁명을, 창문세는 건물의 창문을 강제로 막아 집단 전염병을 촉발했다.
 
우 팀장은 "처음에 바람직하고 여겨졌던 세제도 시간이 지나고, 시장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면서 "가령 징벌적 종부세는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를 유도해 매물을 늘리고, 늘어난 매물은 다시 주택 가격을 안정화할 것이라는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집주인들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멀쩡한 주택을 멸실하고, 증여를 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정부가 원하는 정책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지금의 상황에서 성공적인 투자는 타이밍 매매가 아닌 어떤 물건을 선택하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에는 "세금처럼 개인의 삶에 민감도가 높은 정책을 입안할 때는 좀 더 까다로운 조건과 시장 분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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