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으로 끝난 한은 '십원빵 사태(?)'…화폐 활용 어디까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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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6-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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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과 경북 경주시의 한 먹거리 제조·판매업체 간에 불거진 때아닌 화폐 도안 이용 공방이 일련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당초 화폐 도안 활용을 놓고 양측 간 의견차를 보였으나 해당 업체가 한은의 도안 수정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일단락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은 현재 유통 중인 동전 10원을 본따 만들었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이른바 ‘십원빵’이다. 경북 경주에서 시작된 해당 먹거리는 관광객들 사이에 많은 인기를 끌면서 현재는 전국 각지에서 유사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십원빵을 판매 중이던 여러 업체 중 특정 업체가 실제 화폐 도안을 빵 제조에 활용하면서 발생했다. 한은이 내부 규정(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기준)을 통해 화폐 도안의 영리 목적 및 무단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 십원빵 [사진=업체 홈페이지]


한은이 '화폐도안 운용기준'을 처음 제도화한 것은 지난 1999년 8월부터다. 당시 규정을 살펴보면 국민의 모든 화폐도안 이용행위에 대해 한은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했다. 또 관련 기준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일반인이 화폐 도안을 활용하는데 있어 제약이 많았다. 한은은 국내 화폐 도안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만약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면 '저작권법'에 위배된다. 

현재 운영 중인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기준'은 그로부터 6년여가 지난 2005년 3월부터 시행됐다. 일반적인 활용이 어렵던 화폐 도안을 공익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 기관의 사전승인이 없이 가능하도록 열어둔 것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교육이나 연구, 보도, 재판 목적의 가짜화폐나 인쇄삽화, 전자적 삽화는 규정된 범위 내에서 별도 승인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영화나 방송 소품으로 등장하는 가짜화폐도 예외없이 한은 허가를 받고 해당 범위 내에서만 제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제작된 가짜화폐나 시각물은 사용 후 한은 발권국이 폐기 처리까지 확인하는 등 사후관리 규정 또한 까다롭다. 

특히 한은이 화폐도안 이용에 있어 강도높게 금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영리목적의 사용이다. 현행 규정 상으로는 해당 기관이 별도로 허용한 경우를 제외하고 영리 목적으로의 사용이 금지돼 있으나 현재로서는 예외가 없다는 것이 한은 입장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이번 사례와 같이 빵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 십원빵 뿐 아니라 일반 소품점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화폐 모양의 방석(돈방석)이나 속옷, 전단지 등 각종 소품들도 모두 무단 이용사례에 속한다. 인테리어나 선물용으로 판매 중인 황금색의 '행운의 황금지폐'(화폐모조품)도 처벌 대상이다.
 

5만원권을 본딴 화폐모조품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이와 같은 사례에 대해서는 해당 사업자와 일일이 소통을 통해 '화폐도안 이용기준'을 안내하고 시정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일반 개인사업자의 경우 관련 규정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라는 측면에서다. 이번 십원빵 제조업체 역시 도안 변경을 통해 추후 사업 영위에 나설 예정이다. 따라서 앞선 사례와 같이 동전빵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업체라면 실제 동전 모양과 동일한 '다보탑'이 아닌 기타 다른 탑, 혹은 첨성대와 같이 해당 지역 내 여타 유명문화재로 디자인을 변경한다면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조·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영 한은 발권국장은 "먹을 식품을 가지고 (중앙은행이) 왜 이렇게 까다롭게구는지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영리 목적의 무분별한 화폐도안 오남용이 확산될 경우 위변조 심리를 조장할 뿐 아니라 신뢰성 저하 등으로 국가 근간인 화폐유통시스템이 교란될 수 있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한은은 의도치 않게 이용기준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 이용기준 등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고 국민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화폐도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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