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도전자부터 후발 신약까지 등장…'케이캡' 아성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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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입력 2023-06-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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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HK이노엔의 '케이캡(좌)'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사진=HK이노엔, 대웅제약]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장악한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대웅제약에 이어 제일약품까지 신약을 들고 시장 진입에 나선 가운데 케이캡의 특허를 깨고 제네릭을 출시하려는 제약사도 줄을 섰기 때문이다. 

18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케이캡과 같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제일약품의 신약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자스타프라잔'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제일약품은 내년 중 상업화를 목표하고 있다.

P-CAB 계열은 기존 'PPI 계열'을 개선해 투약 효과가 빠르고, 식사와 상관 없이 복용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이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 이후 국내 P-CAB 계열 시장을 독점해 왔다. 케이캡의 지난해 원외처방액 1321억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후발주자 대웅제약이 '펙수클루'를 출시하면서 케이캡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펙수클루는 출시 6개월 만에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펙수클루의 매출은 총 118억원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향후 자스타프라잔까지 허가되면 국내 P-CAB 계열 치료제 시장은 3파전 구도가 된다. 케이캡은 현재 5개의 적응증을 보유해 처방 가능 환자 범위가 가장 넓다. 다만 해당 장점만으로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펙수클루와 자스타프라잔이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맹추격 중이다.

여기에 제네릭 출시를 계획 중인 제약사들이 가세해 케이캡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케이캡 제네릭 출시를 노리는 제약사들이 특허청에 캐이캡의 특허를 무력화하기 위한 심판을 청구하고 있다.

케이캡은 2031년 만료되는 물질특허와 2036년 만료되는 결정특허로 보호되고 있다. 현재까지 80여개 제약사가 특허권을 회피하기 위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청구가 인용된 제약사는 특허 만료에 앞서 케이캡의 제네릭을 출시할 수 있다. HK이노엔이 패소할 때마다 케이캡의 제네릭이 하나씩 늘어나는 셈이다.

국내 P-CAB 계열 치료제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기 전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관건이다. HK이노엔은 중국, 필리핀, 몽골, 멕시코 현지 진출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해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대웅제약은 작년 11월 필리핀에서 첫 해외 품목허가를 얻었다. 제일약품은 중국 제약사와 자스타프라잔 기술 수출 계약을 맺고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정책에 따라 동일 품목의 제네릭이 증가하면 가격이 자동으로 인하된다”며 “경쟁 제품이 증가할수록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져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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