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일반분양분 편법공급 의혹' 청량리4구역 추진위... 동대문구청 "계획대로 일반분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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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3-05-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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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청 "조합 앞서 계획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인가 불가"…수익 법적 판단 예고도

  • 추진위 "천문학적 수익 아냐…전문가 검토 후 사업 진행해왔다" 해명

청량리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조감도[사진=동대문구]



청량리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토지 등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오피스텔 추가 공급에 대해 동대문구청이 제동을 걸었다. 관리처분계획과 다른 오피스텔 추가 공급이 편법적인 수익 배분이라고 판단하고 행정조치에 나섰다.
 
앞서 동대문구청과 추진위는 244억원 현금 배당에 대한 환수 조치를 두고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향후 법적 공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동대문구청에 따르면 이날 구는 추진위가 2020년 6월 토지 등 소유자를 대상으로 동·호수 추첨을 진행한 오피스텔 추가 공급에 대해 도시정비 조례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원래대로 일반분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추진위측에 발송했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2019년 2월 인가를 받은 관리처분계획과 달리 추진위가 토지 등 소유자를 대상으로 추첨 후 분양하려던 오피스텔은 당초 관리처분계획대로 일반분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진위는 2019년 비례율 127%로 관리처분계획을 세워 구청에서 인가를 받았는데 당시 계획에는 오피스텔 총 528실 중 324실이 일반분양 물량으로 잡혀 있었다. 그러나 추진위는 2020년 6월 일반분양 물량 중 일부인 오피스텔 133실을 토지 등 소유자에게 추가 공급하기 위해 동·호수 추첨을 진행했고 이에 따라 두 달 뒤에 진행된 일반분양은 당초 계획보다 감소한 198실에 대해 이뤄졌다.
 
토지 등 소유자에게 추가 공급하는 오피스텔 분양가는 일반 분양가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측은 일반 분양가와 토지 등 소유자 분양가에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오피스텔 추가 공급이 수익을 편법으로 배분하기 위한 수단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구청은 토지 등 소유자에게 추가공급된 오피스텔을 당초 계획대로 일반에 분양하도록 행정지시를 내리는 한편, 토지 등 소유자에게 해당 오피스텔을 매각하면 안 되며 이를 어길 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병억 청량리4구역 추진위원장은 오피스텔 추가 공급과 관련해 "앞서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하려 했으나 구청에서 반려한 바 있어 (동·호수 추첨을 진행하긴 했어도) 아직 최종적으로 분양까지는 되지 않은 상태로 보면 된다“며 ”추후 토지 등 소유자 총회를 거쳐 구성원들에게 공급할지 일반분양할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청과 청량리4구역 추진위는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토지 등 소유자에게 지급한 배당금 약 244억원에 대한 환수 조치와 관련해서도 마찰을 빚고 있다. 

구청측은 청량리4구역 재개발사업에서 2000억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추진위가 구청의 사전 인가 없이 임의로 토지 등 소유자에게 244억원의 중간 배당을 진행한 것을 두고 국세기본법에 어긋난다며 지난 4월 초 추진위에 이를 환수할 것을 행정지시한 바 있다. 

구청은 이후 추진위가 기한을 넘기고도 환수계획을 제출하지 않는 등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자 서울시에 실태조사를 요청해 오는 22일부터 약 2주간 청량리4구역 추진위를 상대로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추진위 “천문학적 수익? 예상보다 적을 것” vs 동대문구청 “배당 자체가 문제”

구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추진위의 행보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주민설명회에서도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에 따르면, 주민설명회에서 추진위와 계약을 맺은 J법무법인은 사전배당 자체엔 문제가 없으며, 사전 배당을 비용으로 잡았던 부분만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청은 배당 환수와 관련해 국세기본법 13조에 따른 국세청 판단을 근거로 “해당 추진위는 ‘법인으로 보는 단체’(비영리법인)로 수익배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배당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당을 비용으로 처리한 것만이 아니라 배당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구청 측은 추진위가 2019년에 계획했던 비례율 127%의 관리처분계획에서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편법으로 수익을 배분하려는 행위로 인식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반분양가 등 변경으로 이미 발생한 수익금의 향방에 대해서는 추후 법적인 판단을 받아야 할 것으로 구청은 보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관리처분계획을 통해 비례율을 늘리는 것은 토지 등 소유자에게 개발이익금을 분배하는 것으로 이는 국세기본법에 의한 수익배분에 해당해 불가하다"며 "비례율 증가 없이 예비비 등 지출항목으로 비례율 산정 후 추후 청산금 형태로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과 국세기본법이 상충돼 법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는 동대문구의 행정조치 등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전체적인 사업은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 끝에 진행한 것이며, 수익도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구청 예상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병억 추진위원장은 "도시정비사업을 도와주는 업체와 사업을 진행했고, 배당의 경우에도 C세무법인 등 세무사 다수의 상담을 받아 진행한 사안"이라며 "배당이 아닌 선환급금이라고 했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청 지시에 최대한 따르려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이미 오래 전에 배당을 진행했고 이미 배당세에 해당하는 세금도 지출해 단기간 회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천문학적인 예상수익에 대해서도 과장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병억 위원장은 "분양 당시 시장이 좋아 일반분양가를 올려 받아 2500억원 가량 수익이 더 나왔지만 시공사에 일반분양수익금의 30%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으며, 특화설계 공사비 등으로 수백억원이 지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이미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다양한 공공기여 또한 내놓으며 사업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량리4구역 추진위의 편법적인 현금배당과 일반분양분 오피스텔의 추가공급 등을 구청에 제보한 공익제보자는 해당 사항들에 대해 검찰 고발까지 진행, 현재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서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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