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나선 보험사…주주배당 감소 요소로 작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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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05-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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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KB·한화손보, 조단위 준비금 적립

  • "배당가능재원 차감요인 작용"

  • 준비금↑, 주주 배당 하락 가능성

  • "경직된 운영, 경영 리스크 키울 수도"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른 분기보고서를 속속 공시하면서 올해 IFRS17(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신설된 '해약환급금준비금' 수치에 관심이 쏠린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배당 가능 재원을 차감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IFRS17 제도하에서 배당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치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부 대형 손보사들은 1분기 해약환급금준비금이 2조원을 상회하기도 해 주주 배당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보사 개별기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예정액은 삼성화재 2591억원, 현대해상 3524억원, DB손해보험 2조1076억원, KB손해보험 2조3661억원, 메리츠화재 3496억원 등이었다. 중소형사인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예정액이 각각 1조5703억원, 3793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 제도하에서 보험부채 시가 평가 시 부채가 감소해 해약환급금이 미달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회계부터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감소된 부채는 자본(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되고 이 과정에서 주주 배당 가능 이익이 증가해 제한 없이 주주 배당 등으로 사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신설했다는 설명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주주 배당 가능 이익에서 제외돼 해약환급금 부족액의 사외 유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높을수록 주주 배당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배당 가능 재원을 차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IFRS17 제도하에서 배당을 가늠해보기 위해 그 규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업종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미래 실적과 배당에 대한 신뢰도 향상이 선행돼야 하는데 결국 해약환급금준비금 등이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제시될 IFRS17 가이드라인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달 중 IFRS17 제도하에서 세부 지표에 대한 산출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간 보험사 세부 지표 산정 방식이 일원화되지 않은 데다 올해 1분기 수치들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곳이 생겨나면서 '비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일각에선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조 단위까지 쌓아두기보다는 유연성 있는 자금 운영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시에 나가는 자금은 관련 자금을 묶어두는 것이 맞지만 준비금 등 순차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금액에 대해선 합리적 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쌓아놓는 경직된 운영은 경영 리스크를 키울 수 있고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까지 전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회의'를 개최하고, IFRS17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신설 등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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