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침체에 꼼수라도"…편법거래 늘어난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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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3-05-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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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서울 직거래 비중, 전년 동기 대비 20%p 오른 52%…전국 직거래 비중은 60%로 14.4%p↑

서울 강남구 상업·업무용 건물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세금 또는 중개수수료 부담 완화 등을 목적으로 상업·업무용 부동산을 직거래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거래 955건 가운데 직거래는 496건으로 비중이 51.9%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직거래 비중 31.9%보다 20%포인트(p)가 상승한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도 올해 서울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거래 건수는 2121건으로 지난해 1분기 3684건보다 감소한 반면, 직거래 비중은 33.3%에서 45.4%로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돼 있는 지방을 포함하면 직거래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3월 기준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거래량 5874건 중 직거래는 3531건으로 60.1%에 해당했다. 작년 같은 기간엔 전체 8118건 거래 중 3713건으로 45.7%였다.

해당 지역 외 공인중개사를 통한 관외거래도 늘었다. 서울 상업·업무용 기준 전체 중개거래에서 관외거래의 비중은 작년 3월 13.63%(144건)에서 올해 3월 18.52%(85건)으로 높아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상업용 부동산은 지역에 따라 잘 다루지 않는 공인중개사들도 많다 보니 거래 당사자가 관외의 친분 있는 중개사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직거래 비중 상승은 시장 침체로 수익률이 악화되며 절세나 중개보수를 절감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일반적 중개거래보다 증여 등을 위한 직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침체가 심각한 지방일수록 직거래 비중이 더 높다"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상업용 건물은 주택보다 직거래가 더 쉽지 않아 일반적 거래로 보기 어렵고 절세를 위한 증여 비중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로 대출이자 부담을 못 이겨 가격을 낮춰 빠르게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대출 의존도가 높은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예전엔 주택보다 대출규제에서 자유로웠으나 지금은 반사이익이 사라진 데다, 이자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바라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이자 부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불안정한 수익률 등으로 상업업무용 부동산 침체는 용도, 지역 등에 따라 더 심화할 수 있다"며 "향후 직거래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 들어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회복 추세지만 아직 거래량 자체는 낮은 수준이다. 서울 기준 올해 1월 거래량은 459건, 2월 707건, 3월 955건으로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 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4% 감소했다. 젠스타메이트 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 확대와 경기 불안 여파로 오피스 투자 수요가 위축되며 1분기 서울 오피스 거래규모는 지난 4분기 거래규모(2조2742억원)보다 64.8%가 감소한 7994억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3분기(5562억원)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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