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빅테크 호실적에도 은행주만 바라보는 서학개미…"저점매수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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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3-05-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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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퍼스트리퍼블릭 등 금융주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중소형급 은행들의 주가 변동성이 잦아진 만큼, 서학개미 입장에서는 투자 매력을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금융주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으로 총 9514만8850 달러(1272억3304만원)를 순매수했다. 이 외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BAC·2494만3165달러), 찰스슈와브(SCHW·1351만9692달러)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종목과는 다른 양상이다. 당시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QQQ 상장지수펀드(ETF)로 11억724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어 TESLA(1조1300억달러), 엔비디아(5억6066만달러), 애플(5억115만달러) 등 빅테크 기업을 위주로 순매수했다. 
 
SVB발 은행 위기가 지난 3월 중순에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그만큼 서학개미들은 최근 두 달여동안 금융주만 집중 매수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소형 은행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3월 중순을 기점으로 순매수 기간을 한 달로 좁히면 서학개미들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만 총 1억 122만달러(1353억4568만원)를 순매수하며 같은 기간 순매수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랐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VB발 사태 이후 미국 지역은행주와 더불어 금융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를 활용해 더 큰 자본 차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믿어 적극적으로 매수에 돌입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반면 빅테크 기업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관심은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든 모습이다. 연초 이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50위권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외한 다른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이름은 없었다. 이정연 연구원은 “MS의 경우 챗GPT 효과로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순매수가 계속된다”며 “그 외 미국 IT 기업들은 금융주보다 변동성이 적어 순매수세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서학개미들은 메타(페이스북)와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3분기 실적 부진을 겪자 그 전달인 10월 28일부터 3일간 빅테크 기업들을 집중 순매수(약 2800만달러)하며 순매수 1위 종목에 메타가 오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서학개미들의 저점매수 전략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히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미국 지방은행과 관련해 높은 변동성을 띠는 구간인 만큼 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날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JP모건 체이스가 인수하기로 하면서 상장 폐지됐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금융주인 만큼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정연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중소형 은행주와 비교해 부채 비중도 낮고 펀더멘털(기초체력)도 견고하다"며 "중장기적으로 금융주를 계속 매수하는 것보다 차라리 빅테크 기업 매수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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