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 "애널리스트 자료 질적 성장 위해선 전면 유료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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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3-05-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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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애널리스트 자료의 유료화가 진행되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유료 거래가 가능하도록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더 나은 자료 작성을 통해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독립리서치 법인인 리서치알음의 최성환 대표가 3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 보고서 발간과 관련해 “바닥에 떨어진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지적재산권을 찾고,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높이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비록 이 리포트가 ‘작은 돌멩이’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질적 개선이라는 ‘큰 파장’이 되어 돌아오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때 ‘증권가의 꽃’이라 불리던 애널리스트가 지금은 구조조정 1순위 직업군으로 전락했다고 말한다. 실제 국내 애널리스트는 법인영업을 지원하는 역할로 전락한지 오래다. 여기에 ‘매수’ 보고서만 낸다는 지적이 잇따르는가 하면 ‘매도’ 보고서를 낼 경우 항의 전화 등으로 인해 회사 업무가 마비될 지경까지 몰린다. 말 그대로 ‘잘해야 본전’인 셈이다.
 
지난해 기준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국내 애널리스트 수는 1066명이다. 이는 2010년(1575명) 대비 10여년 만에 500명 이상이 감소한 수치다. 이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사양직업군이 된지 오래고, 그나마 존재감이 드러났던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일반 기업체로 이직하거나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 등 ‘바이사이드’(BUY SIDE)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이런 위기가 찾아온 가장 큰 이유는 무료로 발간되는 보고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투자협회는 규정을 통해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투자자가 무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해놓은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각 사의 리서치센터는 한 뜻을 모아 당국의 조사분석 리포트에 대한 무료 정책 규정을 개선하도록 적극 건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네이버와 한경컨센서스 등의 무료 플랫폼을 통해 무단 배포가 이뤄지고 있다.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취합 및 가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에프앤가이드의 경우도 수익배분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실정이다.
 
최 대표는 “에프앤가이드는 몇 년 전부터 보고서 클릭 건수에 따라 몇 십원씩 수익을 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것도 적극적인 요구가 있는 리서치센터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조회수가 1000건이고 건당 가격이 20원이라면 해당 보고서를 통해 2만원의 수익을 거두게 되는 구조”라면서 “보고서 유통 경쟁 업체가 없고, 정부의 무료 정책으로 에프앤가이드만 수혜를 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는 리서치 유료 문화가 잘 정착돼 있다. 피델리티(Fidelit)y, 모닝스타(Morningstar), 팩트셋(Factset)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유통중인 반면, 한국의 애널리스트 자료들은 모두 무료로 제공되어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 불가한 상태”라며 “애널리스트의 지적재산권도, 음반시장에서 음원 소유권을 인정하는 수준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서치 플랫폼 기업인 엄브랠러 리서치는 이번 최 대표의 보고서와 관련해 “현재 애널리스트는 컨텐츠 수익배분이 없다보니 현직이나 퇴직 시에 그동안 썼던 자료에 대한 권리 주장 및 수익배분금 자체가 없는 실정”이라며 “음악 저작권도 있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주식분석자료는 저작권 자체가 인정이 안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업(業)에 대한 로열티 없이 직장인 마인드로 접근한다면 자료의 퀄리티(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무료 자료를 보면서 퀄리티를 논한다면 이 역시 상반된 모순일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애널리스트는 투자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는 직업이지 주가를 맞히는 직업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면서 “주가를 맞히고 수익을 내는 역할은 투자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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