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환율] 슬금슬금 10% 올라…외환당국 침묵 속 1400원 說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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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5-0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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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중 1340원 돌파하기도…무역수지 악화가 주원인

  • 일각 "심리적 지지선 1350원 뚫리면 1400원 위협"

지난달 26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336.3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6.9원 오른 1339.1원으로 개장한 뒤 장 초반 1340원대에 올라서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흐름이 심상치 않다. 올 들어 슬금슬금 오르던 환율은 어느새 134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원화 가치가 추가로 절하될 수 있다. 외환당국이 조처에 나서지 않으면 달러당 환율이 1400원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한 달 등락폭 44.5원…무역수지 악화 탓 
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7일 달러당 1342.9원으로 장중 연고점을 찍은 데 이어 28일에는 1337.7원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1340원대 턱밑까지 오른 상황이다.  

4월 한 달 간 환율 등락폭은 44.5원에 달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지난 2월 2일 연저점(1220.3원)과 비교하면 이미 9.6% 안팎 상승했다.  

올 들어 원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진 배경으로 무역수지 악화가 꼽힌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까지 1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경상수지마저 1∼2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달러 유출 요인이 더 크다는 얘기다. 

배당에 따른 해외 송금 증가도 원인 중 하나다. 12월 결산법인이 많은 국내 특성상 배당이 4월에 집중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해외로 보내는 달러가 늘고 있다.
 
외환스와프·미세조정으론 역부족…추가 대책 '만지작'
외환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지만 대처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4월 중순 당국은 국민연금과 350억 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를 신규로 설정했다. 달러 매수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를 스와프 형식으로 흡수해 시장 변동성 확대를 막자는 의도다.

국민연금은 거래 금융기관에 정부를 추가했다. 정부와 직접 외환스와프 거래를 할 수 있는 길을 튼 셈이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의 구두개입성 발언, 외환당국의 스무싱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도 이어졌지만 환율 상승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추가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직접 개입 수위를 높일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韓美 금리역전 최대, 달러 유출 가속화 우려 
미 연준은 오는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간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로 벌어지게 된다. 한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한 상황에서 내외 금리 차가 확대되면 달러 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 

관건은 무역수지 개선 여부다. 환율은 국가 경제 펀더멘털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무역적자 기조가 이어지는 한 '환율 경고음'도 계속 울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단을 1350원 이상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달러당 1300원 내외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최근 박스권 상단을 이탈하며 135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며 환율 밴드를 1370원으로 상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당국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면서 1350원선을 계속 테스트할 것"이라며 "심리적 지지선인 1350원이 뚫리면 2차 저지선은 1400원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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